"시중은행 전환에 수익성 하락 가능성 있지만 우려할 수준 아냐"
DGB금융그룹이 지난해 연간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387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7일 DGB금융에 따르면 그룹 전체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3878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수준이다.
DGB금융 측은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 대비한 은행의 특별대손충당금 적립과 민생금융 지원을 위한 일회성 비용, 비은행 부문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에 대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 영향 등이 실적이 감소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전체 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6068억 원으로, 전년 3492억 원보다 73.8% 증가했다. 부동산 PF 특별충당금액은 총 1007억 원 수준이었다.
그룹 자산건전성 지표는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 그룹의 NPL 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1.15%, 1.07%로 전년 동기 대비 0.2%p, 0.46%p 상승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올해 시장금리 하락으로 건전성 지표의 악화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3-4년간 주담대 등 우량여신 위주의 성장 정책을 가져가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기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관련 지표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6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한 수준으로, 4분기 민생금융 관련 비용인식과 취약자산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영향이라고 봤다.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2.04%로, 전년 동기 대비 0.2%p 하락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올해 시장금리 하락 등 수익성에서 비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되지만, 수익성 기반 내실 성장을 통해 은행의 탑 라인이 추가 개선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 건전성은 악화했다. 대구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0.61%로, 전년 동기(0.43%) 대비 0.18%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5%로 전년 동기(0.60%) 대비 0.05%p 올랐다. 기업과 가계 신용대출 채권, 신용카드 채권 연체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연체율이 소폭 더 상승할 수 있으나 하반기 정책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되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리스크 관리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비은행 부문 실적은 DGB생명을 제외하고는 전년보다 부진했다. 그룹의 비은행 부문 당기순익은 13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하락했다. 하이투자증권은 -31억 원으로 적자를 냈고 DGB캐피탈의 당기순익은 5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2.5% 하락했다. DGB금융 측은 부동산 PF사업의 연착륙을 위한 충당금 적립과 조달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DGB금융의 비은행 부문은 부동산 PF 특별충당금으로 증권과 캐피탈이 각각 803억 원, 141억 원을 쌓았다.
DGB금융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비은행 계열사의 취약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충당금 인식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하고 조달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채권 관련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긍정 요소"라며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성공적인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고객과 주주와의 상생금융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한편, DGB금융지주 이사회는 현금배당 보통주 1주당 550원을 결의했다. 지난해 최초 실시한 자사주 매입 200억 원을 포함하면 총주주환원율은 28.8%로 매년 점진적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총주주환원율 지속 상향 노력을 통해 저평가 밸류에이션을 극복하겠다"며 "올해 중 적극적으로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구은행 측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 "인가 절차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수익성이 다소 하락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은미 DGB대구은행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성장 전망치에 대한 질문에 "가계대출 성장에 대한 정부의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전망치는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라면서도 "올해 시중은행 전환을 맞이해 지난해 성장률 7%보다는 더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올해 은행의 NIM은 지난해 2.04% 보다 조금 더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CFO는 "시중은행 전환을 맞이해서 성장드라이브를 걸다보면,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시중은행 정도의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서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를 금융당국에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