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며든 은행, 금융서비스 미래는?

입력 2024-02-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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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직원 대상 업무 지원 'KB-GPT' 업그레이드 추진
하나, 금융상품 설명ㆍ비대면 가입 돕는 AI뱅커 고도화
지능형 고객센터 구축한 신한, 생성형 AI 접목 검토 중
우리은행, 1분기 고객대상 예ㆍ적금 추천 AI뱅커 출시
"금융사, 생성형 AI 위험 관련 임직원 교육에 투자해야"

(이미지투데이)

금융권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금융서비스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사전에 정의된 지침이나 전략에 따라 특정 과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기존 AI와 달리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등의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를 국내 금융사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삼아야 한다며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정보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고 규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국내 금융사들이 생성형 AI 기술 개발, 도입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검색, 채팅, 문서작성 등 8가지 기능을 처리하는 실증실험용 KB-GPT 데모 웹사이트를 개설해 데모를 마쳤다. 현재는 내부 요구사항 및 추가 기능 테스트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챗GPT를 기반으로 한 대직원용 대화형 업무 지식 Q&A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고객 상담 서비스 플랫폼 '통합AI컨택센터(AICC)'에도 생성형 AI 기술 접목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은 금융 특화 버티컬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 중이다. 향후 금융특화 언어모형과 거대 언어모형을 활용해 직원 업무 지원과 대손님 금융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의 시나리오 기반의 대응이 아닌, 상황별 응답으로 전 직원 업무 역량 상향화를 위한 생성형 AI 기반 지식챗봇 개발ㆍ적용 추진하고 있다. 또 은행 자체적으로 거대언어모델을 개발 중이다. 거대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를 적용해 AI뱅커가 금융상품 설명과 비대면 상품가입 등을 도와주는 등 하나은행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의 가이드 역할을 하도록 하고, 상담업무, 기본 뱅킹거래, 자산관리 서비스 등의 인공지능 기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고객 대상 'AI 뱅커 시스템'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금융특화 언어모델 기반 챗봇을 구축하고 자연스러운 문구로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기술로 예·적금 신규 상담 관련 학습 데이터 제작, 언어모델을 개발, 검증 완료한 상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활용, 단순 반복적인 은행 업무를 AI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안전성을 고려하기 위해 위험 요소가 적은 부문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중 생성형 AI를 활용해 예ㆍ적금 등 수신상품을 추천하는 AI 뱅커 서비스를 우리은행 앱 '우리WON뱅킹'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출시할 예정이다. AI가 일반 고객의 자산을 일대일로 24시간 관리해주는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도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된다.

앞으로 금융권의 생성형 AI 도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부 금융사들은 이를 위해 조직도 개편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AI비즈혁신부를 신설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나서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기존 '그룹디지털부문' 산하의 '데이터본부'의 조직을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AI 혁신 기술을 내재화하고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에는 금융AI부를 신설했다. 금융AI를 활용한 사업기회 창출 및 분산된 AI 관련 역량 집중을 통해 사업 추진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생산성 높이고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 가능…정보 신뢰 문제ㆍ규제ㆍ임직원 교육 등은 과제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회사가 생성형 AI를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생성형 AI는 은행업의 전반적인 밸류체인에 적용될 수 있고, 특히 고객관리와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큰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며 "초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 역시 "생성형 AI의 도입으로 고객 서비스 품질이 높아지고 프로세스 자동화와 이상 거래 탐지 기술을 통해 비용 절감, 금융 기능 고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융권의 AI 도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보 신뢰성 문제와 관련 규제 도입 가능성을 주시하고 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진 연구원은 "허위 정보를 설득력 있게 보이는 정보로 생산하는 환각(Hallucination)이나 편향이 발생하는 등 생성형 AI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챗GPT의 환각현상은 현재 20~25%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영준 연구원도 "인터넷 등에 있는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고 복잡한 금융용어 및 개념 등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정확하고 완벽한 대응을 못 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은행권은 앞으로 AI 관련 규제 정비에 미리 대비하면서 초기에 정립된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딜로이트 아시아태평양규제전략센터가 발표한 '아태지역 생성형 AI 적용과 규제' 보고서는 "생성형 AI 도입을 계획하는 금융회사는 관련 AI 인재 확보와 함께 AI기술의 기본 개념, 주요 위험과 책임 소재에 대해 이사회, 고위 경영진을 포함한 직원 대상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며 "생성형 AI의 목적과 사용범위를 명확히 하고 고객의 안전, 건강 및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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