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머스크 리스크’…이번엔 트위터 인수 때 불법 혐의

입력 2024-02-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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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과정서 뒤늦은 공시 논란 핵심
테슬라 전·현직 임원과 마약 복용 혐의
‘반(反)유대인’ 정서도 도마 위에
테슬라 주가 올해 들어 24% 하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열린 유럽유대인협회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 중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크라코프(폴란드)/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법원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엑스(X·옛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공시법 위반과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소환조사에 응할 것을 명령했다. 이보다 앞서 반(反) 유대인 정서·마약 투약 혐의·X 광고매출 급감·테슬라 주가 급락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머스크 리스크’가 극한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로렐 빌러 판사는 전날 SEC가 머스크에게 ‘소환조사 출석’을 명령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SEC 손을 들어줬다. 빌러 판사는 “머스크가 SEC의 면담 조사에 직접 나와 증언해야 한다”며 “일주일 안에 양측이 만나 면담 날짜와 장소를 정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SEC는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증권법과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놓고 조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머스크 측이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해 10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 측은 “SEC의 요구가 선을 넘어 괴롭힘의 영역으로 들어섰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SEC는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출석요구서를 발부할 권한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머스크는 2022년 4월 4일 트위터 지분 9.2%를 인수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이는 공시 마감일로부터 무려 11일이나 지난 뒤였다. 또 풍문과 관련해 “트위터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뒤늦게 인수 계획을 밝히는 등 논란을 증폭시켰다.

최근에는 마약 복용 혐의마저 불거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전·현직 이사들과 함께 파티를 즐기면서 불법 약물을 복용했다며 마치 왕처럼 행세하면서 약물 복용을 압박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관련 보도에는 머스크가 참석했다는 ‘마약 파티’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포함돼 있지만 머스크와 그의 변호사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이밖에 X의 광고매출 감소도 실질적인 머스크 리스크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광고주들이 아동보호 정책에 미온적인 X를 등지기 시작하자 머스크는 광고주들에게 “돌아와 달라”고 요청 중이다.

머스크의 ‘반(反)유대주의’ 성향도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11월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담은 X 사용자의 글에 머스크는 동조하는 댓글을 올렸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심각한 역풍을 맞은 머스크는 곧바로 이스라엘을 방문해 후폭풍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머스크 리스크는 그의 회사가 실적 부침을 겪는 상황에 기름을 붓는 셈이 됐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2.8% 급락해 올 들어 하락 폭을 24.3%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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