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14일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7718명(남학생 3983명·여학생 37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 청소년 가치관 조사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 분석 결과 설문에 응한 학생 중 단 29.5%만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0년 전 조사 결과인 73.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특히, 결혼에 대한 여학생의 생각 변화가 두드러졌다. 설문에 응한 남학생의 39.5%가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학생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18.8% 만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여학생을 중심으로 결혼은 필수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라는 가치관이 확산됐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청소년들의 출산과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포착됐다. 전체 응답자 중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라고 응답한 학생이 19.8%에 그쳤으나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라고 응답한 학생은 60.6%에 달했다.
또한, 비혼 동거나 국제결혼, 동성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각각 81.3%, 91.4%, 52.0%를 차지했다. 더 나아가 전체 응답자의 61.4%가 로봇 인간이나 로봇 반려동물도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더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유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라며 “가족·출산 정책이 근본적으로 전환돼야 한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비혼 동거나 동성결혼 등에 대해 과반이 동의한 점은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범위를 재설정할 시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