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기관은 56→74곳…종목 수도 77→111개로 늘어
금리 인하 기대감에 자금 조달책으로 급부상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이 온기를 되찾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 에 발행량도 늘어난 데다가 투자 수요도 늘면서 훈풍이 분 것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사회책임투자채권(SRI채권‧이하 ESG채권)의 신규 상장 금액은 4조15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5952억 원)보다 54.71% 늘어난 규모다.
ESG채권은 환경이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발행되는 채권이다. 자금 조달 목적에 따라 △녹색 채권 △사회적 채권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SLB)으로 나뉜다.
ESG채권 종류별로 신규 상장 규모를 보면 녹색채권은 1800억 원, 사회적채권은 3조835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속가능채권과 SLB는 아직 발행되지 않았다.
올해는 ESG채권을 발행한 기관 수도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개였던 발행기관 수는 올해 74개로 늘었다. 발행 종목 수도 같은 기간 77개에서 111개로 늘었다.
ESG채권이 회복세에 접어든 건 지난해 말부터다. 앞서 2021년 86조7510억 원까지 치솟았던 ESG채권 신규 상장 규모는 2022년 57조4804억 원으로 급감했다. 고금리 기조가 시작되면서 채권 시장 전반이 쪼그라든 영향이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상 종결 기대감이 나타나자 ESG채권도 덩달아 살아났다. 지난해 ESG채권의 신규 상장 규모는 75조5305억 원으로 반등했다.
ESG채권 발행 증가의 중심에는 녹색채권이 있다. 자금 조달길을 찾던 기업들의 발행 랠리가 이어져서다. 실제 올해 녹색채권의 신규 상장 규모(1800억 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1000억 원)보다 80% 늘었다.
녹색채권은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을 거뒀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녹색채권으로 발행하는 8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5조61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이는 회사채 수요예측 사상 최대 규모의 주문액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발행 금액을 1조6000억 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올해는 은행들이 ESG 채권을 많이 발행한 점도 특이점이다. 우리은행은 7억 달러 규모의 외화 ESG채권에, 신한은행은 5억 유로 규모의 ESG 외화 커버드본드 공모발행에 성공했다.
한편 발행 랠리에 ESG채권은 거래대금도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8억 원대였던 거래대금은 올해 281억 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