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라일락 상표 특허출원
백화점 내·외부 그림 AI가 그려
“회원 4200만명 연계 수익창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인공지능(AI) 강화’ 주문에 맞춰 유통군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이 언급한 생성형 AI 추진체 일부 공개를 비롯해 롯데백화점과 롯데홈쇼핑 등 각 유통사가 앞 다퉈 해당 사업 영역에 AI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특허청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추진체 라일락(LaiLAC-Lotte AI Lab Alliances&Creators) 상표를 출원했다. 김 부회장이 라일락을 언급한 지 4개월 만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다. 라일락은 롯데쇼핑이 설계하고 있는 생성형 AI 추진체다. 라일락 상표 적용 분야를 보면 △온라인 데이터 처리업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정보 체계화업 △사업데이터 분석업 △전자데이터처리분야 교육 및 훈련업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이다. 또 마케팅업에도 상표를 쓸 수 있도록 해, 유통사업부문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라일락을 광고 제작 자동화, AI 기반 고객 상담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롯데멤버스 등 롯데가 보유한 4200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의 유통사업 연계, 데이터 커머스 추진 등 B2B(기업 대 기업) 신사업을 통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미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AI를 활용한 B2B 사업을 구상해왔다. 김 부회장은 작년 9월 ‘롯데쇼핑 CEO(최고경영자) IR Day(기업투자설명회)’에서 “롯데쇼핑을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라일락으로) 롯데멤버스 4200만 고객 빅데이터의 AI 활용을 구상하는 단계”라며 “생성형 AI를 응용한 B2B 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롯데쇼핑은 AI를 B2C(기업 대 소비자) 분야에선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내달 28일까지 ‘원더 드림스(Wonder Dreams), 도심 한복판에서 발견한 봄’이라는 테마로 백화점 내·외부를 꾸미는데 AI가 해당 이미지를 그렸다. 롯데백화점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시즌 비주얼을 보인 첫 사례다. 텍스트를 통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소프트웨어 ‘미드저니’를 기반으로 했다.
롯데홈쇼핑은 가상인간 ‘루시’를 쇼호스트로 내세워 AI를 활용하고 있다. 루시가 출연하는 패션 프로그램 ‘루시 톡 라이브(Lucy Talk Live)’를 자체앱이나 유튜브가 아닌 TV홈쇼핑에 처음 선보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0년 루시를 처음 선보인 롯데홈쇼핑은 고도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 인간의 개입 없이 완전자동화된 가상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롯데 유통군 기업들이 올해 들어 AI 개발·적용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신동빈 회장의 AI 특명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최근 꾸준히 AI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올 상반기 VCM에서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달라”고 당부했다. 신년사에서도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라”고 주문했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3월 이후 ‘AI 전략 청사진’도 내놓을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작년 9월부터 노준형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실장(부사장) 아래 현종도 상무를 팀장으로 하는 AI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TF 운영 기간은 내달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