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개혁신당, 수권정당으로 가야했다...용인 출마는 내 소명” [인터뷰]

입력 2024-02-16 16:55수정 2024-02-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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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양향자 원내대표 인터뷰

“합당, 큰 세력으로 가야 한다는 게 결정적”
“당원투표 압도적 반대 여론 많았지만”
“이낙연·이준석 대표, K-벨트로 출마하지 않을까”
“나는 30년간 용인에 산 용인人”
“용인, 대한민국 반도체 수도돼야”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내 삶의 궤적이 이 일을 하라고 훈련시켰다. 이제 열매를 맺을 때가 됐다”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개혁신당 양향자 원내대표는 인터뷰 마무리에 담담히 이렇게 말했다. 양 원내대표는 9일 제3지대 4개 세력(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이 합당한 ‘신(新) 개혁신당’의 원내대표다. 4월 총선에서 호남 텃밭을 떠나 경기 용인갑에 출사표를 던진 도전자이기도 하다.

개인으로나 당으로나 이번 총선에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양 원내대표의 책상에는 공약 자료집이 가득했다. 그는 “‘용인’이라는 도시가 대한민국을 넘어 국제적인 반도체 메카로서 우뚝 설 수 있게 좌고우면하지 않고 그 일을 해내는 것. 그것이 정치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소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설 연휴 직전 전격 발표된 합당 과정의 비하인드도 밝혔다. 양 원내대표는 “2027년 대선까지 가려면 큰 세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며 “우리가 수권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도 백년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 제3지대 합당 “자강파였지만...통합 요구 빗발쳐”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 ‘통합’ 논의가 있었어도 막상 될 줄 몰랐던 것 같다. 급물살을 탄 건가, 우리가 눈치를 못 챈 것인가

“우리는 50대 50이었던 것 같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나는 자강론이었다. 우리끼리만 해도 충분히 잘 극복하고 신뢰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강하게 밀려왔던 요구는 ‘양당 구조의 균열을 내달라’, ‘더 크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한국의희망과 합당을 하자 했을 때도 가치와 비전을 함께 하면 우리는 언제든지 어떤 세력에 열려 있다 하지 않았나. (통합 논의 회의에) 이걸(정강·정책 자료) 다 가져갔다. 상대 정당들이 ‘그렇게 하겠다. 못 받을 것이 없다’고 얘기했다.

많은 분이 2027년 대선까지 가려면 큰 세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우리가 수권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도 백년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통합 결정 전날 당원들에게 투표도 했다. 사실 압도적으로 반대 여론이 많았다고 본다. 합당을 선언한 연휴 첫날 새벽까지도 나는 그냥 가기를 바랐다. 우리는 담대하게 자강으로 가는 길을 택하자고 권했는데, 용산역에 나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분위기를 보니까 합쳤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당명, 당 대표, 비례대표를 모두 국민투표로 부치자고 했으나 새로운미래는 반대했다. 논의를 시작하자 하니 (새로운미래가) 딱 내려놓고 시작했다. 그래서 이렇게 됐다.”

- 새로운미래나 원칙과상식은 통합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어도 개혁신당 내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통합파와 자강파가 갈리지 않았나

“자강파가 훨씬 강했다.”

- 마지막에 통합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진 이유는 무엇이었나

“4·10 총선을 통해서 “정치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열망을 더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계기가 설 밥상에서 논의돼야 한다. 통합을 안 하고 설을 보내게 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이때 우리가 던지는 것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설 연휴 자체가 계기가 됐고, 설 연휴 전에 통합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었다.”

- 처음에 개혁신당 내 자강파와 통합파가 각각 주장했던 바는 무엇이었나

“우리 안에서 통합파의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았고, 어쨌든 사회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려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방법이라고 했던 분들이 있었다. 자강파들은 전혀 지향점이 맞지 않는, 가치와 비전이 다른 세력이 모였을 때의 혼돈은 지지자들에게 강력한 모티베이션(동기 부여)을 못 준다는 게 컸었다. 2·3·40대 지지층이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고심이 깊었는데, 출마자들은 시간이 없었다. 개혁신당으로 입당해 출마해야 하니까.”

- 말씀 들어보니까 자강파의 힘이 더 셌는데, 통합공관위로 가면서 설득이 된 건가

“(상대측은) 통합공관위를 띄우자고 했고, 우리는 안 하겠다 했는데, 통합을 깬 세력이 개혁신당이라는 날선 말이 들어왔다. 일단 통합했으니 우리의 비전을 그대로 심는 것이 중요하다.”

- 상대측에서 수용을 해줬고, 설날이라는 시간적인 이유도 있었고, 혹시 준연동제로 선거제가 채택된 것도 영향이 미쳤을까

“그것도 영향을 미쳤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간다는 발표를 한 상태였다. 하나의 큰 세력으로, 위성정당에 맞서는 세력으로 힘을 합해야 한다는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졌지만, 생각보다 반발이 심했다.”

- 그렇지 않아도 당원들의 반발이 크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팩스로 탈당서류가 들어와 있다 하던데, 당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컸나

“아니다. 우리가 이준석 대표 주도의 개혁신당과 합당한다 했을 때도 꽤 탈당했다.”

- 그럼 내부에서 이런 반발을 어느 정도 예상한 건가

“(당원들은) 더 들어온다. 반대급부로 들어오는 분들이 있으니 다 상기가 된다. 탈당은 크게 문제는 안 될 것 같다.”

- 하지만 당원들에게 사과문을 보내는 일도 있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설명할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당원들을 어떻게 설득할까, 어떤 글과 말로 설득할까 고민이 있었는데, 그냥 진솔하게 얘기하는 게 좋겠다 했다. 물론 반대했다는 것 너무나 잘 알고, 우리가 자강론을 펴왔던 것도 알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를 배제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얘기를 할 수 없으니까.”

- 당원들의 반발은 좀 진정된 것 같나

“지금은 괜찮다. 오히려 양향자 대표를 믿고 우리가 조금 기다려보자는 게 컸다.”

- 지금은 탈당 서류가 오지 않나

“지금은 없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금태섭 최고위원, 양향자 원내대표, 이낙연 공동대표, 이 대표, 조응천, 김종민 최고위원.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 첫 비대위 회의를 보니까 ‘양당 기득권 구조 타파’를 모두가 동일하게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금 먹고살기가 힘든데, 왜 그 부분은 이야기 안 하나’ 등 이 당에서 새롭게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있었다

“이준석 대표와 나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장이 돌아가게 해줘야 하고, 시장을 돌아가게 하려면 시장에 돈이 풀려야 하는데, 이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지금 돈이 다른 곳으로 다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들 지원해야 하고, 그다음에 기업도 지원해야 투자해서 일자리가 늘어날 텐데, 그런 게 지금 멈춰 있다는 것. 결국, 기존에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들을 정치로 풀어야 한다. 노인 무임승차도 사실은 보이지 않는 어떤 비용이다. 어른들이 타고 다니는 게 비용이 얼마나 들겠냐 하지만 실제로는 이것도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 보이지 않는 갈등을 다 해결해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정치의 부정부패가 너무 심하다. 정치의 부정부패는 불평등으로 간다. 있는 자들은 있는 자들끼리 잘 살고. 사회적 약자들은 더 힘들어지는 구조가 점점 더 심해지는 거다. 이념 갈등으로 인한 사회분열, 거기서 나오는 포퓰리즘. 돈도 없으면서 다 풀어준다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면 세수를 충당해야 하는 기업들은 더 위축되고, 사회적 갈등이 더 커지고 그러다 보면 모든 것이 다 특검으로 간다. 법에 의존하게 되면 그에 또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까 이런 구조를 바꾸려면 양극단의 정치를 바꿔내야 한다.”

- 그러려면 제3지대 신당이 잘 돼야 하는데, 의견 조율이 잘 안 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의견 조율의 중심에 내가 있다. 이낙연 대표님도 어려운 일 있으면 전화 와서 상의한다.”

- 사람도 사람이지만, 경제·복지·안보 분야에서 조율된 정강·정책이 나올 수 있나

“이낙연 대표는 굉장히 중도적이다. 그래서 별로 이견이 없다.”

- 통합공관위 합의 과정에서 이에 대한 얘기도 나왔나

“안 나왔다. 당 대표 등을 논의했고 나머지는 다음에 하자고 했다.”

- 지역 기반이 불분명하다는 우려도 있다. 역대 제3지대 성공 사례만 봐도 국민의당(호남), 자민련(충청) 등의 지역 기반이 있었다.

“과거에 있었던 사실 안에서의 질문이다. 나는 전혀 다른 걸 하고 싶다. 총선 전략은 수도권은 K-벨트, 나머지는 첨단벨트로 가야 한다. 영호남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다 같이 힘을 모아서 가야 한다. 그럼 나는 호남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수도권이라고 해야 하나. 굳이 나눌 필요가 없다.”

- 두 공동대표의 출마 지역에 대해 이낙연 대표는 광주, 이준석 대표는 대구로 지역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얘기는 있다.

“내가 빨리 빠져나오길 잘했다. (하하) 일단 나는 지금 수도권 벨트 중심이 돼야 한다 생각한다. 두 분도 결국은 K-벨트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 그러면 공관위원장 인선이 중요한데, 거론된 유력 후보가 있을까.

“정무적 감각이 있고, 정파 간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분으로 추진하고 있다.”

- 이번 총선에서 몇 석 받을 것으로 예상하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는 건데, 몇 석 얻는가는 국민이 주는 것이다. 우리는 몇 석을 얻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에 최대한 열심히 해야 한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22대 총선 “용인갑 출마, 나의 소명”

- 의원님 총선 이야기로 넘어가자. 5일 경기 용인갑 출마를 선언했다.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용인 민심 어떤지 살펴봤나.

“설 연휴에 계속 용인에 있었다. 오렌지색 옷을 입고 용인시장 가서 어르신들에 인사 다녔더니 다 아시더라. ‘양반도체’ 이렇게도 말씀하시고. 터미널이나 아파트 단지도 돌았는데, 반갑게 맞아주셨다.”

- 13대 총선 이후 용인갑 지역 의원들을 살펴보니 공교롭게도 모두 용인 출신이었다. 지역 주민으로서는 ‘내 지역을 잘 알까’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다.

“아니다. 용인에 30년 살았기 때문에 더 용인인(人)이라고 하시더라. 기숙사 시절부터 시작해 용인에서 일했으니까.”

- 그래서 공약이 눈에 띄었나 보다. ‘반도체 고속도로 개통’이나 동탄, 평택, 수원역으로 향하는 직행 셔틀버스도 운행하겠다고 했다.

“용인에는 지금 전철이나 버스가 잘 안 돼 있다. 용인은 교통이 제일 불편하고, 정주 여건이 안 돼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용인 팹이 건설되면 물동량과 더불어 출퇴근 차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용인 이동남사읍 반도체 특화단지를 가운데로 동쪽으로는 원삼 SK하이닉스, 서쪽으로는 삼성전자 동탄 캠퍼스, 북쪽으로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남쪽으로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잇는 교통망 건설이 필요하다. 또 기차를 타려면 수원역, 동탄역을 가야 하는데 승용차로 20~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를 버스를 타면 1시간 반에서 2시간이 걸린다.

클러스터가 들어오면 인프라까지 같이 해야 한다. 처인구 내에는 대형마트가 하나뿐이다. 쇼핑 시설도 부족하다. 스타필드와 같은 대형쇼핑센터 유치 추진하려고 한다.”

- 늘 강조하는 교육 공약도 있었다. 반도체 마이스터고와 영재고를 설립하겠다 했다.

“과학기술 패권국은 얼마나 우수한 인재를 많이 보유했나로 결정된다. 전국에 반도체 마이스터 고교는 충북반도체고등학교 하나뿐이기 때문에 용인에는 더욱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마이스터고가 들어오면 고등학교 졸업하고서 취업할 수 있는 자리가 많다. 나처럼 사내대학이나 반도체 특성화 대학을 통해서 반도체 인재들을 계속 육성할 수 있다. 그러려면 용인이 명품 교육도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반도체 수도가 돼야 한다.”

- 이번 총선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

“나는 내 젊음을 다 용인에서 보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용인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려는 준비 기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반도체를 개발하고, 용인에서 일하고, K-칩스법을 발의했다. 이런 일들이 ‘다 용인을 위해 일했나?’ 싶을 정도로 인연이 됐다. ‘용인’이라는 도시가 대한민국을 넘어 국제적인 반도체 메카로서 우뚝 설 수 있게 좌고우면하지 않고 그 일을 해내는 것. 그것이 정치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소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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