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경기회복으로 수출·무역 수지 개선 전망
일방적 대중 흑자 기조 유지는 어려워
“한중 무역구조 전환 노력 필요”
IT 경기 회복으로 올해 한국의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중국 제품 자급률 확대 등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대중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 진단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IT 경기 반등에 힘입어 우리의 대중국 수출과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중국의 IT 수요 회복 속도(9.3%)는 글로벌 IT 수요 회복세(6.8%)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중 수출액이 줄어든 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가전 등 5대 IT 품목의 대중 수출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보고서는 “IT 품목의 수출 반등과 무역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기 동력화 품목의 수입 증가 및 무역수지 악화세가 두드러져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대중국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극재, 리튬이온배터리, 전기차 등 전기동력화 품목의 무역수지 감소 폭은 매년 크게 확대돼왔다. 전기동력화 품목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2020년 40억 달러에서 지난해 164억 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철강, 석유제품 등 기타 비 IT 품목의 무역수지가 감소세인 점도 전체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이 19.9% 감소한 것에는 글로벌 IT 경기 부진과 더불어 한국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5대 IT 품목의 대중 수출 감소액은 198억 달러로 전체 수출 감소액(310억 달러)의 64%를 차지했다.
중국의 IT 기술력 향상으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점 또한 중국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주요 수입국을 대상으로 수출 경쟁력 변화를 평가하는 불변시장점유율(CMS)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요인은 △상품구성 약화(37.9%) △경쟁력 약화(31.9%) △중국의 수요 감소(30.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쟁력 약화 요인은 주요국 중 미국 다음으로 컸다.
김우종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지난해 수출 부진 주요 원인인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경기 반등으로 인해 대중 수출과 무역수지는 충분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최근 중국 내 한국제품 점유율 하락과 중국의 자급률 확대는 향후 대중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에 여전히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현지 소비 동향 및 수입구조 변화 예측과 이에 따른 우리 수출 구조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원료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입선 다양화, 국산화 등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