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순 코아스템켐온 사장 “임상 3상 막바지” [인터뷰]
기대수명 67개월…기존 치료제보다 월등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3상 허가를 받은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알주(Neuronata-R)’의 마지막 환자 투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10월 투여가 종료되고, 내년 상반기 최종 결과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권광순 코아스템켐온 사장은 최근 성남 판교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2015년부터 시판 중인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 알주는 지금까지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임상 3상이 곧 종료되는 만큼 루게릭병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코아스템켐온은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 코아스템(2003년 설립)과 비임상 CRO 기업 켐온(2000년 설립)이 합병한 회사다. 2013년 코아스템이 켐온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관계를 맺었고, 2022년 합병했다. 현재는 2003년부터 연구한 뉴로나타 알주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 루게릭병 치료제 허가를 앞두고 있다.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은 신경세포가 손상되며 근육이 악화되고 약해져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는 희귀성난치병이다. 전 세계에 약 20만 명이 투병 중이며, 국내서는 매년 5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총 4000여 명이 앓고 있다. 현존하는 루게릭병 완치제는 없고 증상을 늦추는 지연제만 존재한다.
뉴로나타 알주는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3상 허가를 받은 중간엽줄기세포 기반 루게릭병 치료제다. 성장인자 발현 및 항염증성 사이토카인 우위 환경을 조성해, 운동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 코아스템켐온은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뉴로나타 알주의 조건부 판매 승인을 받아 2015년부터 처방 중이다. 지난해까지 총 419명(한국인 301명, 외국인 118명)이 처방받았다.
권 사장은 “2014년 한국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고 7년 안에 임상 3상 결과를 내야 했기 때문에 임상을 준비하고 있었다”라며 “이왕 하는거 미국에서도 임상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동시에 3상 신청을 했고 FDA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임상 3상은 2020년 한국과 미국에서 나란히 승인받아 한국에서 125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8월 마지막 환자 등록을 마쳤다. 권 사장은 “환자 1명당 1년의 임상 기간이 필요해 마지막 등록 환자의 최종 투여는 올해 10월 끝날 예정이며, 5개월 간 분석을 거쳐 내년 상반기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기대했다.
뉴로나타 알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존하는 루게릭병 치료제의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사노피의 ‘리루텍’ △미쓰비시다나베의 ‘라디컷’ △아밀릭스 파마수티컬즈의 ‘렐리브리오’ △바이오젠의 ‘칼소디’의 기대수명은 최대 13개월(렐리브리오)에 불과하다.
권 사장은 “FDA에 등록된 4개 치료제 모두 합성의약품으로 원천적으로 독성을 갖고 있어 장기 복용하면 독성이 쌓인다는 부작용이 있어 새로운 루게릭병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며 “줄기세포 기반인 뉴로나타 알주는 지금까지 장기 투여로 인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고, 67개월의 수명연장 효과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허가를 받는다고 해도 극복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현재 뉴로나타 알주는 회당 40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제다. 회사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청서를 냈지만, 비싸다는 이유로 협상이 결렬됐다. 회사는 북미 진출 후 재도전 한다는 입장이다. 권 사장은 “뉴로나타 알주는 1년에 5번 맞는 디자인으로 임상했다. 1년에 약 2억 원의 치료비 든다”며 “임상 3상 완료 후 북미에 진출해 국내 보험 약가 승인을 위한 절차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아스템켐온은 뉴로나타 알주 외에도 줄기세포를 활용한 희귀난치성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은 신경계 질환 5개, 면역질환 2개 등이다. 권 사장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글로벌 트렌드가 희귀난치성치료제이기 때문에 개발하고 있다”며 “시신경 척수염 치료제가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한 상태로, 뉴로나타 알주 다음으로 개발 속도가 빠르다”고 소개했다.
뉴로나타 알주가 허가를 받으면 목표로 하는 글로벌 바이오 R&D 기업에 한 발짝 다가간다는 생각이다. 권 사장은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바이오 R&D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글로벌에서 유통‧시판되는 약이 있어야 한다”라며 “현재 임상 3상 중인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 알주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