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로 세계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식품기업들이 새로운 맛을 향한 '소스 대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해외에서 판로를 넓히는 한편 해외에서 인기인 브랜드를 유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스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양념소스와 전통장류 등 한국 소스 수출량은 지난해 13만1824톤(t)을 기록해 전년(12만8873t) 대비 2.3% 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불닭과 불고기소스 등 양념소스류(비중 62.8%)와 장류(28.9%)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장류 가운데는 한국식 매운맛의 핵심 고추장 수출이 크게 늘며 역대 최대 실적 세웠다.
국내 역시 소스 시장 규모가 2020년 2조300억 원대에서 올해는 3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K소스 열풍이 부는 배경에는 K콘텐츠와 한식에 대한 인기가 커지는 가운데 소스도 덩달아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높은 물가로 늘어난 집밥족의 간편식 수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꾸준히 성장하는 소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식품업계들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대상은 최근 영국 커리 브랜드 ‘파탁스’와 국내 단독 판매 및 유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 판매에 나섰다.. ‘버터치킨 소스’, ‘코르마 소스’, ‘티카 마살라 소스’, ‘발티 소스’ 등 총 4종을 먼저 선보인다. 66년 전통을 자랑하는 파탁스는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도 커리 전문 브랜드다. 대상은 소스를 4대 글로벌 전략 카테고리로 선정하며 수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상의 지난해 소스 수출액은 580억 원으로 5년 전인 2018년 320억 원보다 약 77% 늘었다.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F&B는 핵심 경영 키워드 중 하나로 내걸 만큼 소스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소스 사업 강화로 치킨 프랜차이즈기업에서 ‘종합식품외식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가 깔려 있다.
이에 교촌F&B는 최근 이마트를 통해 ‘K1 핫소스 3종'과 ‘K1 가정용 치킨소스’ 3종 등 총 6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K1 핫소스 3종은 국내 출시에 앞서 지난달 해외 이커머스 아마존에 론칭해 글로벌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국내 먼저 판매 이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해외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일반적이다. 기존 방식을 과감히 틀어 해외 주요 채널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을 공략한 뒤 국내 소비자까지 잡는 전략을 펼쳤다. 소스 자체 선호도는 물론 시장 규모 측면에서 해외의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촌F&B 관계자는 “소스 사업을 미래 성장 키워드로 내세운 교촌은 50조가 넘는 글로벌 소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애용하는 아마존에 핫소스 제품 3종을 선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불닭’ 시리즈를 유행시킨 삼양식품은 불닭소스를 앞세워 소스 사업을 강화하고 다. 2018년 오리지널 불닭소스를 정식 출시한 이후 ‘까르보불닭소스’, ‘불닭마요’ 등 총 8종으로 제품군을 늘렸다. 불닭 시리즈 소스를 전세계 40여개국에 소스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불닭볶음면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소스 제품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CJ제일제당도 7대 글로벌전략제품 중 하나로 소스를 선정하고 북미를 포함해 유럽과 호주 등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CJ제일제당의 ‘백설 덮밥소스’은 출시 2개월 만에 100만 개 판매 달성 성과를 거뒀다. ‘세계의 밥상’을 콘셉트로 한국은 물론 태국, 인도, 중국의 가정에서 즐겨 먹는 메뉴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크림치킨마크니 커리, 트러플 고기 짜장 등 다양한 맛을 1분만에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국가의 이색 메뉴와 면 소스 등 지속해서 선보이면 제품군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K푸드에 대한 인기가 점점 높아지며 한국식 소스에 대한 해외 고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소스 수출를 통한 매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