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까지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 0.38%
하반기부터 신용대출, 2금융권까지 확대
#연 소득 5000만 원인 차주는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만기 30년, 원리금분할상환 기준) 가 기존 3억 3000만 원에서 변동금리를 이용할 경우 3억 1500만 원으로 1500만 원(-4%) 줄어든다. 혼합형(최초 대출후 5년간 고정금리 대출상품 가정)을 빌릴 시에는 3억 2000만 원(-3%)으로 1000만 원 적게 받게 된다.
내일부터 은행에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로 빌릴 수 있는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든다. 변동금리 대출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적용되면서다.
25일 금융위원회는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DSR에 정교히 반영한 ‘스트레스 DSR’이 26일부터 전 은행권 주담대를 대상으로 시행된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대출자가 1년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현재 은행권은 대출자의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만 대출을 내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실제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산정했지만, 이날부터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폭까지 더한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따진다. 금리가 오를 경우 늘어날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반영해 변동금리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더 보수적으로 보기 때문에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 금리는 과거 5년 중 가장 높았던 수준의 월별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한은 발표)와 현 시점 금리(올해 상반기의 경우 1월 발표금리 기준)를 비교해서 결정하되, 금리 변동기의 과다 또는 과소 추정 경향을 보완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하한(1.5%) 및 상한(3.0%)을 부여한다.
제도 시행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 상반기(2월 26일~6월 30일)에는 상기 산식에 따른 스트레스 금리의 25%, 하반기에는 50%만 적용되며, 내년부터는 그대로(100%) 적용한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는 하한금리 1.5%에 25%를 적용한 0.38%(소수점 셋째자리에서 반올림)로 운영된다.
스트레스 금리(0.38%) 적용에 따른 올 상반기 차주별 주담대 대출한도는 변동·혼합·주기형 대출유형에 따라 약 -2~-4% 수준의 감소가 예상된다.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 대출 한도 축소 폭은 더 커진다. 연소득 1억 원인 차주가 대출금리가 5%이고 가산금리가 1.5%인 경우 30년 만기 변동금리로 분할상환 대출받으면 대출한도는 종전 6억6000만 원에서 6억3000만원으로 3000만 원 줄어든다. 올 하반기 대출을 받는다면 6억 원으로 6000만 원 줄고, 내년에는 5억6000만 원으로 1억 원 이 쪼그라든다.
최근 상당 폭 불어난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일부 은행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어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28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의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30%포인트(p) 올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각 0.05∼0.20%p 인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경쟁으로 금리를 낮췄던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고 있다”면서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레스 DSR은 제도 도입은 하반기부터 은행권 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까지로 적용이 확대되며, 스트레스 DSR 안착 상황 등을 보아가며 내년부터는 전 업권의 DSR이 적용되는 모든 가계대출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 및 신용정보원은 그간 수 차례에 걸친 실무회의를 통해 스트레스 DSR이 대출현장에서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시행 이후에는 일선 창구에서 소비자의 불편이 없도록 금감원·은행연합회와 함께 제도의 안착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인해 상환능력심사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던 DSR 제도가 한단계 발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차주 상환능력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금리 변동 위험 등을 감안해 보다 면밀히 심사될 수 있고, 소비자도 장기대출 이용에 따르는 금리 변동 위험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는 등 가계부채의 질적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스트레스 금리의 일부분만 반영하고, 적용대상을 은행권 주담대부터 시작해 점차 확대해나가는 등 단계적으로 시행,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른 소비자의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세심히 챙겨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