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기술 입히는 ‘브라운백’...디지털 바리스타 ‘어웨어’ 나온다 [탐방기UP]

입력 2024-03-03 11:05수정 2024-03-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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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은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브라운백 손종수 대표 사진.(사진제공=브라운백)

“커피에 IT기술을 접목해 더 나은 커피 문화를 만들어야죠.”

손종수 브라운백 대표는 3일 본지와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를 고도화해 커피 테크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브라운백은 2015년 설립된 커피 테크 스타트업이다. 2019년 오피스에 원두와 커피 머신을 설치·관리하는 커피 구독 서비스 ‘블리스’를 론칭해 운영 중이다. 블리스는 커피 원두 공급과 커피 머신 렌탈을 결합한 구독 모델이다.

현재 브라운백의 원두를 구입하는 카페는 2000여 곳, 개인은 5만 명에 달한다. 블리스를 이용하는 고객사는 2021년 1000개를 넘어섰고, 지난해 3000개를 돌파했다.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번거로움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카페 수준의 커피를 즐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손종수 대표는 “블리스 론칭 2년 만에 매출이 20배 이상 성장했다”며 “현재 대기업, 스타트업, 정부기관, 대형병원 등 3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해 국내 오피스 커피 구독 1위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커피 테크 분야에 뛰어든 것은 국내 커피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선진국과의 커피 소비량 차이는 컸기 때문이다. 세계커피협회(ICO)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 커피 소비량은 2.91kg 수준이다. 미국(4.89kg)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다. 다양성 역시 부족하다. 손 대표는 여러 맛과 향의 원두를 카페에 공급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커피의 맛을 정교화했다.

브라운백은 오피스 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그는 “미국의 오피스 커피 비중은 약 51%인 반면 국내는 17% 수준”이라며 “한국은 탕비실에서 믹스커피를 마시는 정도였는데, 이런 오래된 문화를 개선시켜줄 체계적인 업체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블리스를 출시해 운영하던 손 대표는 산업계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반면 커피 산업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손 대표는 “한국은 커피 시장이 가장 급속도로 성장하는 나라인데도 커피머신은 100년 이상 뒤쳐져 있다. 비유하자면 스마트폰 시대에 단순히 전화만 거는 공중전화에 멈춰있는 것”이라며 “사용자 편의성, 사물인터넷(IoT) 원격 관리를 통한 위생 상태 개선, 품질 유지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디지털 전환에서 찾았다.

이에 브라운백은 올해 상반기 디지털 커피 머신 ‘어웨어’를 출시한다. 기존 커피머신이 단순히 커피를 내리는 용도였다면, 어웨어는 통신 기능을 통해 ‘디지털 바리스타’ 역할을 하게 된다. 원두에 관해 설명하고, 각 원두에 맞게 커피를 추출한다. 원격 관리 기능을 통해 비전문가가 머신을 유지 보수하는 어려움을 줄였다.

그는 “2021년부터 테크 영역에 집중했고, 어웨어가 그 결실”이라며 “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커피머신인 어웨어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기 전면의 대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시각적인 편리함을 강화하고, 유명 바리스타의 커피 레시피, 유지 보수 등 전문 바리스타가 수행하던 역할을 디지털로 옮겼다. 물과 원두의 양, 커피 추출 온도와 속도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관리한다. 바리스타가 매번 추출하는 것보다 안정적이고 변동성이 적은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다는 의미다. 브라운백은 전국 모든 매장을 빈틈없이 체크할 수 있는 대량 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활용해 오피스 외에 프랜차이즈 카페, 호텔, 편의점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자업계는 브라운백의 이같은 개발과 성과, 사업영역 확장을 높게 평가해 최근 7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에 나섰다. 한국산업은행,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다산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총 100억 원이다.

브라운백은 차세대 커피 머신이 앞으로 커피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커피에 기술력을 더한 혁신으로 세계적인 커피 테크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이다.

손 대표는 “커피산업의 더딘 디지털화가 국내의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은 커피 시장이 크고 다양성도 갖췄지만 전통에 대한 고집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에서 자리잡은 제품과 서비스를 해외에 이식한다면 글로벌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제공=브라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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