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그랜드코리아레저 정기감사 결과…감사원, 주의 요구
한국관광공사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휴직자나 운전원 등 사용의 필요성이 떨어지는 직원에게까지 노트북 컴퓨터나 태블릿PC를 지급해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5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관광공사·그랜드코리아레저 정기감사'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한국관광공사가 각종 관광지원사업을 추진하는데도 매년 관광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GKL은 경영수지 악화에도 각종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기관 운영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정기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GKL은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에게 노트북컴퓨터를 임대·지급하거나 수면프로그램 등 대체휴무를 과다 운영해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GKL은 2015년 9월 노동조합이 스마트워크 환경구축을 사유로 전 직원에게 노트북 컴퓨터 지급을 요구하자 노트북 컴퓨터 지급의 필요성 등은 검토하지 않고 노트북 컴퓨터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GKL은 2016년 휴직자 163명과 사장 등 임원을 포함한 1676명의 전 임직원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지급했으며, 지난해에도 새로운 노트북 임대계약을 체결해 휴직자 153명과 사장 등 임원을 포함한 1580명의 전 임직원에게 신규 노트북 컴퓨터를 지급하고 약 21억7000만 원을 임대료로 납부했다.
한편, 감사원이 지난해 6~7월 노트북 컴퓨터 지급 인원 1777명을 대상으로 활용실태를 확인한 결과 43.6%인 776명만 평균 5.6회 업무용 프로그램에 접속했으며, 사장 등 임원의 경우 6명 중 1명만 1회 접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같은 기간 직원들이 자체 온라인 교육 사이트인 G-캠퍼스에 접속한 유형을 보면 회사 내부에서 업무용 데스크톱 컴퓨터를 이용하여 접속한 횟수가 9만5343회(44.1%)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노트북 컴퓨터 등 PC를 이용하여 접속한 횟수는 1만9506회(9.0%)에 불과했다.
감사원은 "GKL이 휴직자 등 노트북 컴퓨터를 지급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임직원에게까지 노트북 컴퓨터를 임차해 지급함에 따라 예산이 낭비됐을 뿐만 아니라 업무용으로 지급한 노트북 컴퓨터가 사실상 업무와 관련성 없이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와 관련해 GKL에 '주의'를 요구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운전원, 사무보조원 등에게도 불필요한 태블릿PC 및 통신비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 노동조합은 2021년 종이 없는 근로문화 정착과 스마트워크 활성화 등의 사유로 전 직원에게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지급을 요구했다. 이에 공사는 지급의 필요성 등은 검토하지 않은 채 다음 해 태블릿PC를 이미 지급한 팀장급 이상 직원과 휴직 및 해외지사 파견 중인 직원 등을 제외하고 운전원, 사무보조원 및 교육이나 외부기관 파견자를 포함한 전 직원 554명에게 태블릿PC를 지급했다.
또한, 공사는 태블릿PC를 지급한 후에도 가상PC 통신비를 직원에게 지급하고 무선 인터넷공유기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등 2022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가상PC 통신비 약 9300만 원과 무선 인터넷공유기 통신서비스 이용요금 약 1800만 원 등 총 1억1200만 원가량을 지급하고 있었다. 한편, 감사원이 공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610대의 태블릿PC 활용실태를 점검한 결과 가상PC에 접속한 인원이 월평균 31.5명에 불과했고, 업무용으로 사용한 데이터 용량은 기기당 총 데이터 사용량의 1.4%인 2만3197MB에 불과했다.
감사원은 앞으로 업무 수행상 필요한 직원에게만 태블릿PC를 지급하고, 태블릿PC 지급으로 불필요해진 가상PC 통신비와 무선인터넷공유기 통신서비스는 지급 및 가입을 중단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공사는 태블릿PC 사용현황 조사를 통해 사용이 저조한 경우 이를 회수하고 향후 전면 개편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가상PC 통신비 지급기준을 상향해 업무 활용도가 높은 직원에게만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