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배우 송중기는 '로기완' 출연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완의 사랑 타령이 사치라고 생각했다"라며 "시간이 흐르고 다시 대본을 보는데, 다행히 옛날이랑 다르게 느껴졌다. 기완이 이런 상황에서 잘 살아남으려면 사랑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로기완'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민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여성 마리(최성은 분)의 만남을 통해 구원과 소통, 사랑과 위로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다.
송중기는 "끔찍한 상황에서 기완이 다시 살아남고, 잘 살고자 다짐할 수 있었던 계기는 어쨌든 사랑이라는 힘"이라며 "(굳이 이 영화를) 로맨스나 멜로의 카테고리에 가두고 싶지는 않다. 사랑보다는 휴먼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전했다.
작품 만족도에 대해서는 "'참 잘했어'는 아니고 '잘했어'라는 도장은 내 손목에 찍어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 전부 해외에서 찍었고, 다양한 문화권의 인물들이 나오는데, 어려운 상황을 다 갖다 놓은 작품이다. 이걸 잘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최근 송중기는 '화란'에 이어 어두운 세계,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인물들을 주로 연기하고 있다. 그는 "성장하고 싶다. 예전에 했던 걸 또 하고 싶지는 않다"라며 "그렇게 하면 성공할 게 보이기도 하는데, 지루한 게 싫어서 약간 비트는 것 같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러면서도 흥행은 항상 바란다. 그건 기본적인 욕망이다. '화란'을 찍을 때도 흥행을 바랐다"라며 "흥행을 바라지 않고 임하면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돈 받으면 돈값을 해야 한다. 아니면 많이 받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투자한 분들도 이익을 회수해야 하고, 현장에 나오는 스태프들을 포함해 홍보사 직원분들도 다 집안의 가장들이다. 주연 배우가 진지하게 임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송중기는 "점점 더 주연 배우가 프로듀서의 마인드를 갖고 작품에 임하는 시대"라며 "우리나라보다는 해외가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오디션도 많이 보고 있다. 많이 떨어지는 중"이라며 웃었다.
해외 오디션을 보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이번 '로기완'도 한국에서는 불호가 강한 거로 알고 있다. 하지만 외국은 또 다르다. 그게 내겐 시선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즐기면서 하고 있다. 오디션에 떨어져도 하다 보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 주로 신인급 배우들과 연기하는 데 대해 그는 "송중기가 나온다고 보는 시대는 아니다. 더 유명한 배우가 나온다고 보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그런 것보다는 이야기하고자 하는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소신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