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리니지 시리즈 바짝 추격…일각 "노이즈 마케팅 효과" 분석
표절 놓고 이용자 반응도 엇갈려…장기 흥행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서비스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롬’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표절 소송에도 불구하고 출시 직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매출 순위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롬은 이날 기준 한국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롬은 지난달 27일 출시된 이후 29일에 19위로 차트에 처음 진입했다. 다음날 7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롬은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3일 매출 순위 3위에 진입한 뒤 5일에는 한국 매출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만에서는 3일 매출 4위 진입, 5일 매출 3위에 올랐다. 레드랩게임즈는 이용자가 지속 유입되자 신규 서버를 증설하기도 했다.
롬은 표절 시비에도 불구하고 매출 선두인 엔씨소프트 ‘리니지M’, ‘리니지W’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2일 롬이 당사의 대표작인 리니지W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양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장(민사)을 접수했다. 같은 날 대만 지혜재산및상업법원에도 저작권법 및 공평교역법 위반에 대한 소장(민사)을 접수했다. 롬이 리니지W의 게임 콘셉트·콘텐츠·아트·사용자환경(UI)·연출 등을 무단 도용해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레드랩게임즈는 “통상적인 디자인”이라고 반박했다. 신현근 레드랩게임즈 PD는 “엔씨소프트의 소송 제기 등이 롬의 정식 서비스를 방해하고 모험가(이용자)님의 심리적 위축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에서 진행된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엄중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롬이 출시되기 전부터 소송전에 휘말리며 흥행 여부가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초반 흥행에 놀라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라이크에 대한 게이머들의 피로감도 늘었고, 무엇보다 론칭 전부터 소송이 들어가며 흥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망했다”면서도 “매출 최상위권에 오른 걸 보고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레드랩게임즈는 롬의 흥행에는 △글로벌 동시 서비스 △글로벌 통합 전장 △자유도 높은 경제 시스템 △한 단계 높은 PK 시스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비즈니스모델(BM) 정책 등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다만 장기 흥행은 미지수다.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과하게 베꼈다”, “MMORPG 장르가 유사한 거 아니냐“는 반응으로 갈리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재판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돼 그동안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에 제기한 소송이 아직까지 소송 기일이 잡히지 않았는데, 하물며 롬의 재판이 진행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겠냐”면서 “오딘에 이어 롬까지 초반 흥행에 성공한 카카오게임즈를 두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라이크 경고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