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여성 사외이사 9명 신규 추천
28일 토스뱅크에서 국내 네 번째 여성 은행장이 탄생한다. 국내 첫 여성은행장이었던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취임 이후 11년 만이다. ‘유리천장’이 어느 업권보다 두꺼운 국내 은행권에서 ‘여성 리더’들의 활약은 ‘연공서열의 남초’ 중심 문화에 균열을 주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
주요 금융지주는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사회 구조를 개편했고, 남성들이 주로 차지했던 성과가 높았던 주요 보직들도 여성 인재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금융권 여성 임원 비중이 10%에도 못 미치고 있고 연봉도 남자 직원에 비해 현격히 적기 때문이다.
11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요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KB손보, 메리츠화재), 주요 생보사(삼성·한화·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농협생명), 8대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5대 증권사(메리츠·삼성·NH투자·KB·한국투자증권) 등 28개 금융사 임원 1153명 중 여성은 105명(9.1%)에 불과했다.
주요 금융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금융권의 보이지 않는 ‘유리 장벽’이 여전히 두껍다는 것을 증명한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의 자리는 더 좁아진다.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이 나올 때면 ‘최초’가 꼬리표로 붙는다.
아직도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첫 여성 은행장이 탄생한 10여 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2013년 선임되며 첫 여성 은행장이 탄생했다. 이후 약 7년이 지난 2020년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취임하며 두 번째 여성 은행장이자 첫 여성 민간은행장이 나왔다. 2022년엔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세 번째 타이틀을 달았고, 토스뱅크는 이은미 전 DGB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를 신임 대표로 최근 내정했다. 유명순 행장의 임기가 2026년 10월, 강신숙 행장 임기는 2024년 11월인 것을 감안하면 이은미 대표까지 취임할 경우 올 한 해에 3명의 여성 은행장이 함께 활동하게 된다.
최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4대 금융지주는 9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신규 추천했다. 선임이 마무리되면 4대 금융 사외이사 총 32명 중 여성 사외이사는 10명(약 31.3%)으로 30%를 최초로 넘기게 된다. 기존에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을 제외하고 모두 여성 사외이사가 1명에 불과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여성 사외이사를 각각 2명으로 늘리면서 여성의 비율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