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만에 정제마진 4배 ‘쑥’…정유사 실적 개선 신호탄

입력 2024-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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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수익성 지표 정제마진
전 분기 대비 3~4배 상승

공급 감소ㆍ정제설비 가동률 하락에
국내 정유사 수혜 전망

(출처=GS칼텍스)

1분기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은 지난해 4분기보다 3~4배 올랐을 것으로 파악된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4분기 평균 4.1달러에서 지난달 17.5달러까지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으로 통상 4~5달러가 손익분기점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석유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정제마진이 오를수록 수익을 보는 구조다.

지난해에는 정제마진이 4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올해 들어선 실적 회복 분위기가 감지된다. 휘발유·항공유 등 이동연료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상반기까지 원유 감산을 연장하면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수 3곳 이상이 예상한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64% 증가한 4599억 원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석유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하면서 25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에쓰오일도 올해 1분기 461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됐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해 4분기 76억 원의 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고, 정유 부문은 26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지만 1분기 실적 회복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지역의 석유제품 재고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미국·중국 정유사 가동률 회복이 더딘 점도 국내 정유업계에는 호재다. 1월 한파로 인해 미국 정유사 가동률은 80.6%까지 떨어졌고, 중국 정유사들도 우랄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 하락과 춘절 영향으로 정제설비 가동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수 있지만 글로벌 경기와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친환경 연료, 윤활유 등 수익구조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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