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회원가입 유치 대가성 보상
실명인증 없이 무분별 가입 가능
유해정보 등 무방비 노출되기도
테무 “13세 미만 앱 이용 불가능”
중국 직접구매(직구) 이커머스 업체 테무의 사행성 마케팅이 초등학생까지 파고 든 것으로 나타났다. 테무는 현재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디트(적립금)와 무료 사은품을 살포 중인데, 유해 정보 접근을 차단하는 별도 조치가 없어 인지적 판단이 부족한 소아·청소년을 상대로 사행성 마케팅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테무 회원가입을 추천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테무는 앱(애플리케이션) 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디트 등을 운영 중이다.
특히 룰렛게임을 통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디트를 제공하고, 무료 사은품도 준다. 문제는 크레디트를 받기 위해서는 룰렛을 돌려야하고 친구 추천이 필요하다. 회원 가입했을 경우 기본 80코인이 제공되는데, 100코인을 모으면 크레디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회원 한 명을 유치할 때마다 룰렛을 돌릴 수 있다. 테무 추천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내고 친구가 이를 수락하면 룰렛을 추가로 돌릴 기회가 생기는 식이다. 다만 목표치인 100코인에 다가갈수록 친구 추천으로 받는 코인의 양은 소수점대로 점점 줄어든다. 사실상 다단계 방식이다.
100코인을 모으면 크레디트 혜택, 사은품을 얻는 다는 사실에 현혹된 초등학생들이 서로 ‘테무 추천’을 하며 가입을 유도하는 일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테무는 가입 시 별도의 인증 절차가 없어 무분별한 가입이 가능하다.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은 둔 홍순철(51) 씨는 “초등학생 사이에 작년 말부터 친구끼리 테무 회원가입을 추천하는 게 유행”이라면서 “사행성 심리를 자극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크레디트를 활용해 구매할 수 있는 상품도 제한적이다. 크레디트로 구매 가능한 상품은 키링, 스티커 등으로 1000원 내외의 학용품 종류가 대부분이다. 어렵게 크레디트를 모아도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상품 만을 구매해야 하는 것을 두고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직구 열풍으로 테무를 사용하는 10대들이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큰 만큼 소아·청소년들이 사행성 마케팅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34만418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대 이하 사용자의 비중은 8.9%로 분석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서나 인지 발달이 미성숙한 아이들은 옳고 그름 판단을 못하기 때문에 사행성 등 유해한 것을 법, 규칙에 의해서 접촉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테무)대리인이 지정되면 공문을 발송, 접근을 차단하도록 강력하게 요청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테무 측은 이런 논란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테무는 본지에 “당사 이용 약관에 따라 사용계약을 하려면 18세 이상, 법적 연령에 도달해야 한다”면서 “13세 미만의 어린이는 테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