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을 선거구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들의 ‘동탄시 독립’ 공약을 비판한 가운데, 경기 화성정에 출마한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 안 해봤던 문제가 나오니 단편적으로 이야기한 것 같다”라고 선을 그었다.
유 의원은 14일 이투데이 유튜브 ‘여의도 4PM(포피엠)’에 출연해 화성정 출마에 대해 “마음을 일찍 비우고 있었기에 심한 스트레스는 없었다. 당의 여러 가지 일들, 총선 전략 기획이나 선거 전략을 바삐 마련 중이었기 때문”이라며 “컷오프는 아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저도 바쁘고 소통이 원활치 않았다. 다만 결과를 받았을 때 당황하긴 했다. 4년 전 국민의힘에서 대표적인 양지 중 양지로 가지 않았나. 이번에는 험지 중 험지로 배정받았지만, 인생의 서사를 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공평하다고 빠르게 수긍한 편”이라고 밝혔다.
유 후보는 현 지역구인 서울 강남병에서 컷오프됐지만, 지역구를 이동하면서 재선 도전 기회를 잡았다. 국민의힘 공천위는 9일 선거구 재획정으로 신설된 경기 화성정 지역구에 유 의원을 우선공천(전략공천)했다. 화성정은 동탄1신도시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번 총선에서 선거구 획정으로 인해 신설된 지역구다.
유 후보는 화성정이 국민의힘 험지로 분류되는 데 대해서 “경기지사를 10여 년간 민주당에서 지내는 등 텃밭 관리를 했다. 국민의힘은 판판이 지지 않았나. 지역 관리도, 당원 모집도 안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라며 “그전 선거 결과를 보면 35대65, 1대2 정도였으니 불모지 중 불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 후보는 12일 화성을에 출마한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 동탄·동부권역을 묶어 ‘동탄시’로 독립하는 내용의 공통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유 후보는 해당 공약에 대해 “화성시가 동탄을 중심으로 인구가 빠르게 팽창했다. 애초 인구가 19만2000명 정도였는데 현재 100만 명을 초과했다”라며 “화성시청이 서쪽 끝에 있다 보니 동탄 발달 속도에 비해 행정 서비스나 교통, 교육, 의료 인프라 등이 뒤떨어진다. 성남에서 분당이 분구됐듯 분시 전에 분구 단계가 있지만, 그 단계는 이미 지났다. 동탄의 빠른 발전으로 화성의 동탄이 아니라 동탄의 화성이 돼버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지역이 너무 다르기도 하다. 서쪽은 농업지역이 방대하고 현대차나 기아차 등 자동차 산업이 발전해 있다”라며 “동탄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있고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재산세, 소득세 등 세금이 많다. 일각에서는 지방 법인세수가 그쪽(동탄 외 지역)에서 나온다고 주장하지만, 잘못 알고 있다. 삼성전자 등으로 법인 지방소득세가 충분히 나오고 있고 여기에 재산세, 주민세 등이 있기에 주요 세수가 오히려 동탄 쪽”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주요 세수의 비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파악하고 있지만, 공부를 더 하시라고 말을 아끼겠다”라며 “고민 안 해 봤던 문제가 나오니 빠른 머리로, 단편적으로 이야기한 것 같다”라고 했다. 전날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들의 ‘동탄시 독립’ 공약을 두고 “화성갑 후보는 법인지방소득세 세수를 화성갑에 다 쓰고 싶어서 분리하자는 것 같고, 화성병 후보는 반대 중이고, 을과 정 후보는 세수와 관계없이 그냥 뭔지도 모르고 분리하자고 하는 상황 같다”라고 지적한 데 대한 ‘선 긋기’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동탄 주민들은 분시를 환영할 수밖에 없다. 세금을 많이 내지만, 합당한 서비스가 돌아오지 않는다. 덜 계획된 탓에 주차나 학교 배정, 교통, 의료 서비스 등에 어려움이 있는 지역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종합적으로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