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보다 10억 달러 더 받는다"…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날개 달까 [종합]

▲삼성전자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60억 달러(약 7조 9620억 원) 이상의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받을 전망이다. 이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예상 보조금보다 약 10억 달러 이상 많은 규모다. 이번 보조금 지원으로 현지 생산라인 확대에 파란불이 켜지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5일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2022년 조 바이든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제조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을 발표한 바 있다. 미 상무부는 생산보조금 390억 달러 중 280억 달러를 첨단 반도체 기업을 직접 지원한다.

이번 보조금 지원으로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 4400억 원)를 투입해 파운드리 팹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 공장은 오스틴 공장보다 4배가량 큰 약 500만㎡ 규모로, 전체 9개의 팹이 들어선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최첨단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5G(5세대) 이동통신, 고성능컴퓨팅(HPC), AI 등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그로크, 캐나다 텐스토렌트 등 반도체 기업들은 공식적으로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에서 AI 칩을 생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 규모는 TSMC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보조금으로 삼성전자보다 10억 달러가량 적은 약 50억 달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사실상 TSMC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미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힘을 더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 보조금 지원을 통해 테일러 공장 건설 외에도 삼성전자가 추가로 미국 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추가 투자 위치는 명확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 개화로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라 이번 보조금 지원은 향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삼성전자를 찾는 신규 고객사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3㎚ 이하 첨단 공정에 필수적으로 꼽히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방한 이후에는 메타가 삼성 파운드리의 2㎚ 공정을 통해 AI 칩을 생산할 것이란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TSMC의 높은 의존도에 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메타는 현재 자사 AI 칩 2종을 TSMC를 통해서만 생산하고 있는데, 일부를 삼성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이달 말까지 첨단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나올 발표는 변경 가능성이 있는 예비적 합의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