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클로바노트', 덕질은 'X'…앱으로 노는 대학생 [요즘 대학생]

입력 2024-03-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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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바노트ㆍ노션ㆍ열품타…공부하는 대학생 필수 앱
공연 정보 공유하는 'X'…덕친 소통하는 커뮤니티 역할
"정보 검색도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앱이 아닌 X 활용"

▲10일 대동제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캐릭터 복장을 한 학생과 셀카를 찍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10년 전만 해도 캠퍼스에는 전공 서적을 들고 다니는 학생들이 꽤 많았다. 이제 전공 서적은 전자문서(PDF)로 변환돼 모두 노트북, 태블릿PC 안으로 들어갔다. 이에 따라 강의실 풍경도 많이 변했다. 교수님 말씀을 볼펜과 노트를 활용해 받아 적는 학생들은 이제 거의 없다.

서울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홍유진(22) 씨는 '클로바노트'를 활용해 수업을 듣는다. 클로바노트는 음성을 문자로 변환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그는 "녹음본을 올리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준다. 굳이 음성을 여러 번 들을 필요 없이 수업 내용을 그대로 텍스트로 만들어 줘서 토씨 하나하나 놓칠 일 없게 만들어 줘서 좋다"고 설명했다.

유진 씨는 수업 시간 때 노트북으로 핵심 단어 정도만 적는다. 나중에 공부할 때 클로바노트로 그 단어를 검색하면 앞뒤로 교수님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있다. 시간을 단축하면서 효율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학생은 물론 회의록을 작성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앱이다.

실제 클로바노트는 학생과 직장인 사용자의 호응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국내 첫 출시 후 2년 6개월 만에 다운로드 350만 건을 달성했다. 일본에서도 신규 가입한 이용자가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130% 이상 급증했다.

아이패드용 필기 앱인 '굿노트' 역시 인기다. 교재 PDF 위에 필기를 하면서 녹음을 할 수 있다. 유진 씨는 "기능이 직관적이면서 편해서 좋아한다. 요새는 두꺼운 강의책이나 교수님이 나눠주시는 수업자료가 모두 PDF로 나와서 다들 아이패드를 활용하는 편"이라며 "친구들 가운데 90% 넘게 굿노트 앱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상 씨는 공부를 위해 열품타(열정 품은 타이머), 노션 등을 활용한다. (사진=송석주 기자)

열품타(열정 품은 타이머)도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공부 앱이다. 공부 시간 측정, 스터디그룹 가입, 캠스터디 등을 통해 혼자 공부하지만 여럿이 함께 공부하는 묘한 느낌을 풍긴다고 한다.

대학생 박민상(23) 씨는 "열품타는 지정한 앱 이외 다른 앱 사용을 제한해서 집중을 도와주기도 한다. 친구들이랑 공부 시간을 비교를 할 수 있어서 상호 감시를 통해 외롭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노션'도 스터디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앱이다. 노션은 각종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정리ㆍ저장할 수 있는 이른바 '올인원 워크스페이스'이다. 쉽게 말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

민상 씨는 "폴더 단위가 아니라 페이지 단위로 웹에 메모, 자료, 일정 등을 정리할 수 있고, 페이지의 링크를 공유해서 개인프로필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라며 "팀플에 활용하는 등 다방면에서 사용하기 좋은 앱이다. 주변에 대학원생들도 논문이나 자료정리에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원하영 씨는 아이패드를 통해 참고문헌 등을 읽는다. 그는 "논문이나 자료는 PDF 파일로 굿노트에서 필기하면서 읽고, 중요한 내용은 노션에 다시 정리한다. (사진=송석주 기자)

원하영(21) 씨도 노션, 굿노트 등을 수업 시간에 활용한다. 그는 "여러 가지 템플릿이 있어서 목적에 맞게 사용하기 쉽다. 강의 들으면서 노트북으로 노션에 바로바로 내용 정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혹 강의 교안에 바로 필기하는 게 나은 경우(교안에 이미 내용 정리가 잘 되어 있거나 그래프나 그림 등을 활용할 때)는 아이패드 굿노트 앱으로 손필기하기도 한다. 교수님이 참고 문헌으로 올려주시는 논문이나 자료는 PDF 파일로 굿노트에서 필기하면서 읽고, 중요한 내용은 노션에 다시 정리한다"고 설명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은 2022년 올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모바일 앱 순위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 1위는 카카오톡(4690만), 2위는 유튜브(4498만), 3위는 네이버(4234만)였다.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한 앱 순위 역시 이와 동일했다.

실제 대학생들은 취미 생활을 위해 어떤 앱을 주로 사용할까. 바로 'X(구 트위터)'다. 특히 콘서트, 연극, 뮤지컬, 아이돌, 영화, 스포츠 등 이른바 '덕질'을 위해서 X는 필수적이다.

▲홍유진 씨는 최근 농구에 빠졌다. X(구 트위터)로 경기 중 하이라이트 부분을 클립으로 올리기도 한다. (사진=송석주 기자)

유진 씨는 "X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경기 중 하이라이트 부분을 클립으로 감상하고, 선수를 찍은 사진을 공유한다"라며 "또 경기장에서 굿즈 교환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특정 팀이나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교류하기에는 X가 제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덕질하는 대학생들은 아이돌 계정, 연뮤(연극뮤지컬) 계정, 일상 계정 등 여러 계정을 만들어서 X를 활용한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덕질 공동체를 꾸릴 수 있다는 점도 X의 장점으로 거론됐다.

하영 씨도 "공연 정보나 할인 소식을 접하고 같이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편"이라며 "연극이나 뮤지컬의 경우 다른 SNS에서 정보 얻기가 어려워서 X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PLAY 어플을 활용해 공연 관람 일정을 정리한다. 일반적인 캘린더 앱과 달리 공연 포스터와 좌석 등을 함께 기입할 수 있어서 용이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설채연(24) 씨는 "주변 친구들은 정보 검색도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앱이 아닌 X를 활용한다. 가령 나는 채식에 관심이 많은데, 비건 식당이나 채식 관련 최신 정보는 포털보다는 X에 더 많다. 정보가 더 다양하고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는 실제 오프라인에서도 만난다. 그걸 '덕친'이라고 한다. 친구들과는 할 수 없는 아이돌 얘기를 주로 한다.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통하는 게 있다. 함께 콘서트를 본 뒤에 밥을 먹거나 카페에 가서 수다를 떨면 정말 재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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