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역직구 시장 규모 줄었지만 여전히 '블루오션'
중국 여전히 크지만 아시아·북미 신흥 시장
중국 직접구매(직구) 이커머스 업체의 공습으로 직구 시장이 활발해진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업체들이 역직구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역직구 최대 시장인 중국 외에 대만 등 아시아, 북미 등으로 영토를 넓히는 모양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1조65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가장 큰 시장인 중국으로의 판매액은 12.6% 줄어든 1조569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본 역시 2267억 원으로 15.2% 감소했다. 반면 미국으로의 온라인 직접 판매액은 22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작년 역직구 시장 성장세가 꺾였음에도 불구, 업계는 여전히 역직구 시장의 회복세를 전망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의 공세로 국내 이커머스업체들의 매출 활로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날 이베이(eBay)는 올해 역직구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1인 무역, 북미 등을 꼽았다. 이베이는 올해 역직구 시장에서 해외 판매 개인 간 거래에 따른 ‘1인무역’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통계청 자료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지난해 이베이에 입점한 한국 셀러가 가장 많이 판매한 지역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했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도 역직구 사업 강화 및 재정비에 들어갔다. 쿠팡은 대만 신사업을 통해 한국 상품을 대만으로 판매 중이다. 직매입이 쿠팡의 주력 사업 모델인 만큼 쿠팡이 매입한 여러 상품을 대만 현지에 배송 중이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대만에서 팔리는 제품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다. 2023년 9월 말 기준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은 1만2000곳이다. 대만 수출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G마켓은 지난달 몽골 이커머스 업체 쇼피와 손을 잡고 몽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쇼피는 65만 고객을 보유한 몽골 1위의 이커머스 기업이다. 몽골의 전체 인구가 약 350만 명임을 감안하면 5명 중 1명은 쇼피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G마켓은 해외 역직구 셀러의 상품 중 우수한 상품 30만 개를 엄선, 쇼피에 제공 중이다. 쇼피는 사이트 내에 G마켓 상품을 연동하고 한국에서 몽골로 가는 배송을 담당한다. 현재 판매 주인 제품은 한국 패션, 뷰티, 음반, 식품 등이다.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연합군을 꾸린 큐텐은 유럽과 미국에서 쇼핑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 위시(Wish)를 인수하며 북미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된 쇼핑 플랫폼이다. 현재 전세계 200여 개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큐텐은 계열사인 ‘티메파크’와 거래하는 모든 국내 판매자들에게 전세계 통합 판로를 열겠다는 포부다.
한편 작년 역직구 서비스를 접었던 11번가도 다시 역직구 사업 카드를 만지고 있다. 11번가는 1월 중순 구매·판매 약관에 ‘글로벌11번가’ 내용을 새롭게 추가했다. 약관에 따르면 글로벌11번가는 ‘국외에 개설했거나 국외 판매를 위해 운영하는 해외 11번가 사이트와 국외 사업자가 운영하는 사이트’다.
업계는 신규 역직구 서비스 준비를 위한 작업으로 본다. 사업을 접은 서비스명이 공교롭게도 글로벌11번가였기 때문이다. 다만 서비스 시작 기간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11번가는 글로벌11번가와 관련된 사항을 서비스 시점별로 시행일을 별도 공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