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0년 만에 코스피 도전장
이달 초 예비심사 신청서 제출
이르면 올해안 상장 가능할 듯
게임사 IPO 시장 훈풍 기대감
창업 10년 만에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게임사 시프트업이 ‘제2의 크래프톤’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신규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상적으로 예비심사신청 결과는 2개월 내에 통보되므로, 승인을 받을 경우 공모 등의 상장준비 과정을 거쳐 빠르면 연내 상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시프트업은 김형태 대표를 주축으로 2013년에 설립됐다. 대표 지식재산(IP)으로는 서브컬처 장르의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 등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시프트업의 매출은 1228억 원, 영업이익은 787억 원이다. 영업이익률은 64%에 달한다.
올해 시프트업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창업 10여 년 만에 ‘유니콘 기업’과 ‘코스피 상장사’ 타이틀을 확보하게 된다. 시프트업은 2022년 상반기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이후 기업가치는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위메이드가 중국 텐센트 계열사 에이스빌에 시프트업 지분을 매각할 당시 기업가치를 약 1조 9500억 원으로 산정했다. 이번 예비심사 청구 단계의 기업가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2조~3조 원으로 산정됐을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가치 3조 원 달성에는 신작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은 다음달 콘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스텔라블레이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처음으로 직접 퍼블리싱하는 콘솔게임으로, 해외에서 인기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북미와 일본 등 다수의 국가에서 사전 예약 순위 상위권에 오른 바 있다. 상장주관에 JP모건이 합류된 점 또한 스텔라블레이드의 해외 시장 공략에 기대감을 더한다.
시프트업은 기회의 땅 중동과도 손을 잡았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지난해 11월 시프트업을 직접 방문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그 다음 해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방한해 시프트업에 40조원에 달하는 투자 협약을 맺었다.
이에 업계에서 시프트업 상장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시프트업 상장시 국내 게임사가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 시장에 직상장하는 것은 넷마블, 크래프톤에 이어 역대 세 번째가 된다. 특히 상장을 준비하는 게임사들은 시프트업의 흥행 여부가 추후 상장 도전에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프트업이 먼저 시장에서 적절한 가치를 평가 받으면 자사의 기업가치를 비교평가 받고, 공모가를 확정해 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상장 추진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시프트업의 상장 추진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현재 얼어붙은 게임 업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프트업의 2대주주인 텐센트가 시프트업 상장 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로 작용한다. 텐센트가 일시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경우 단기적인 주가 폭락 등이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게임산업 규제책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자본을 내수 기업에 투자하라는 기조가 엿보이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