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이후 불확실성 제거
‘엔 캐리 트레이드’ 변화 불가피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소폭 상승한 반면, 17년 만에 금리를 올린 일본 엔화는 시장 전망과 달리 약세 전환했다. 외환시장이 일찌감치 일본 중앙은행(BOJ)의 정책금리 변화를 충분히 반영해왔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맞물린 탓이다.
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 인베스팅닷컴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9% 오른 103.82를 기록했다. 내림세로 시작한 달러ㆍ엔 환율은 보합권(0.01%)인 150.86엔에 머물렀다. 전날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발표한 직후 148엔까지 내려오며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 전환하며 다시 150엔대에 올라섰다.
유로·달러 환율은 0.01% 내린 1.0866달러를 나타냈다. 유로·엔 환율은 0.02% 내린 163.90엔에 머물렀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외환시장은 관망세가 지배적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정책을 변경했음에도 여전히 미국 기준금리가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OMC 정례회의를 앞둔 1주일 사이 달러화 대비 엔화는 2.15% 상승했다. 이미 시장이 금리변화를 환율에 반영했다는 의미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이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FOMC 정례회의를 통해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단서를 기대하고 있다. 뉴욕 상업거래소를 비롯한 시장은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반기부터 연내 3차례 금리를 인하하고, 각각 0.25%p씩 총 0.75%p 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다 지배적이다.
실제로 미국 달러 환율은 FOMC를 앞두고 대부분 횡보세를 보이다가 지난주 주말부터 강세로 전환했다.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보면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금리 고정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이날부터 이틀간 이어질 예정인 FOMC 정례회의 이후 달러 지수는 상승할 것이라는 게 인베스팅닷컴과 마켓워치의 공통된 분석이다.
기술적으로 달러 지수는 전날(18일 현지시간)에 단기 추세인 103.50에 올라섰고, 이날 103.8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추세가 이어진다면 FOMC 이후 첫 번째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03.95를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
마이너스 금리를 고집해온 일본은 17년 만에 ‘금리가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으나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엔화 강세를 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일본 역시 금리 인상에 있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이보다 금리가 높은 미국과 유럽의 주식 또는 채권 등 외국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화 캐리 트레이드’ 비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외환 시장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모넥스 USA의 헬렌 기븐 FX 트레이더는 “엔화는 올해 가장 변동성이 크고 흥미로운 통화 중 하나”라며 “일본이 지난해 경기침체를 피한 것도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