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을’은 오랜 방송 생활로 인지도를 높인 전직 간판 앵커와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이 맞붙는 이번 총선 관심지 중 하나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출렁이며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된 21일, 본지는 서울권 ‘총선 플레이어’인 신동욱 전 앵커를 만났다. 그는 올해 1월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정계에 발을 들인 뒤 서초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신 후보는 “서울과 수도권은 ‘바람’이 좌우하는 곳”이라며 “공천 초반에 국민의힘에 상당히 긍정적인 바람이 느껴졌는데, 최근 들어 상당히 분위기가 안 좋다는 얘기가 들려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출사표를 던진 서초을에 대해선 “강남·서초는 서울에서 소위 보수에게 가장 안전한 지역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서초을은 그렇지 않다”며 “야당세가 상당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초을은 국민의힘이니 무조건 될 거야’라는 부분에 대해선 굉장히 위기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국민의 삶을 낫게 하는 정책 정당’, ‘집권여당으로서 실질적으로 국민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당’임을 강조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초을은 1992년 14대 총선 때부터 보수 정당이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텃밭 중 하나로 여겨진다. 다만 이번에 야당의 원내사령탑인 3선 중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서울 중·성동갑)가 험지 출마를 자청하며 출마지를 옮겨오면서 판세가 안갯속으로 들어갔단 평가도 나온다.
홍 원내대표를 대적할 무기론 ‘소통 능력’을 꼽았다. 신 후보는 “언론계 생활을 30여년 했고, 긴 시간 메인 앵커도 했다. 앵커를 하기 위해선 고도의 객관성과 판단력,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양극단으로 가고 있다. 대화와 타협이 전혀 없다”며 “정치가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해가는 시점에 제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1992년 SBS에 입사해 기자생활을 하다 2017년 TV조선으로 이직해 간판 앵커로 활동했다. 이후 상무이사까지 역임한 뒤 지난해 12월 말 30여 년간의 언론인 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국회에 입성하면 기업·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 활동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신 후보는 “국가의 미래에 관한 입법을 하고 싶다. 결국 문제는 경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가진 우수한 역량이 세계 속으로 나갈 수 있게 장벽을 하나하나 치우는 일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래는 신 후보와의 일문일답.
-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정치에 처음 입문하셨다. 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공식적으로는 영입인재 형식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지만, 사실 오랜 기간 정치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많이 있었다. 작년 말 몸 담고 있던 언론사와의 계약 관계가 끝나기도 해서 언론인 생활은 마무리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언론계에서 많은 경험 했으니 그 경험을 정치 분야에서 활용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었다. 정치가 잘 돼야 나라가 발전한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무리는 국가에 봉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 상대 후보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다. 체급있는 인물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는데,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실제 지역을 가보니 예상 외로 홍익표 후보가 그동안 열심히 하셨다. 정치적 중량감이 있고 인지도도 높다고 느끼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의아스러운 점은 홍 원내대표가 현역 중·성동갑 국회의원인데, 2년 전 갑자기 서초구로 와서 의정활동을 하는 건 납득이 안 된다. 다음 선거를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의정활동을 끝내고 오시면 될 텐데, 왜 미리 와서 속된 말로 ‘양다리를 걸치셨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제가 언론계 생활을 30여 년 했고, 주요 언론사에서 메인앵커도 오래 했다. 앵커를 한다는 건 고도의 객관성과 판단력,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고루 갖춰져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우리 정치는 양극단으로 가고 있다. 대화와 타협이 전혀 없다. 정치가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해가는 시점에 제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지난달 공천 면접을 보고 난 뒤 “서초을에서 근소한 차이로 접근을 허용한다든지 뒤집히면 굉장히 위험하다”는 말씀을 남겼다. 서울 판세를 분석해보자면
“서울, 수도권은 ‘바람’이 좌우를 하는 곳이다. 공천 초반에 상당히 국민의힘 쪽에 긍정적인 바람이 느껴졌는데 최근 들어서 분위기가 안 좋다는 얘기가 들려 걱정이다. 국민의힘이 이번에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회복하려는 곳이 ‘한강벨트’이지 않나. 거기에서 뛰고 계시는 분들은 상당히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
앞으로 총선까지 3주가량 남았으니 ‘저희 국민의힘은 국민 삶을 낫게 하는 정책 정당이다’, ‘집권·여당으로서 실질적으로 국민 삶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당이다’ 이런 것들을 제시하면 국민들이 불안해하시는 부분이 상당히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 직접 뛰는 선수로서 서초을 판세는 어떻게 보시나.
“서초을은 굉장히 복합적이다. 이를테면 서초갑은 서울 시민들이 흔히 알고 있는 구반포부터 고속터미널 앞쪽이어서 그야말로 아주 균등한 소득 수준을 가진 아파트 지역이다. 그래서 변수가 별로 없다. 반면 서초을은 실제로 가보면 상당히 도농 복합지역 같은 느낌이 있다. 그린벨트 지역도 많다. 그래서 소위 부동산, 세금 문제에 민감한 서초갑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서초을은 지역적으로도 서울에 있는 지역구 중 가장 넓다. 그만큼 변수도 많다. 강남·서초 중에서 서초을은 가장 접전지라고 보면 된다. 소위서울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구를 강남·서초라고 하지 않나. 그런데 서초을은 그렇지 않다. 야당세가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곳이다.”
- 서초을의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서초구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문제다. 서초구가 경부고속도로로 양쪽으로 나뉘어 있어서 주민 불편이 굉장히 크다. 서초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서울시의 문제고, 대한민국 수도의 얼굴을 바꾸는 문제이기도 하다. 저는 이 부분이 서울 남쪽 지역 리모델링에 있어 핵심 현안이라고 본다. 빨리 추진을 해서 지상부지를 서초형 공원 등으로 만들면 서초구가 완전히 다른 곳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 국회에 입성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정치적 활동, 입법 방향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정치 풍토를 바꾸는 일, 두 번째는 입법 활동, 세 번째는 지역민들을 위한 활동이다.
너무 싸우는 정치로 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싸우더라도 좀 생산적인 싸움이 돼야 한다. ‘아, 이 사람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하는 훈련’이 많이 된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본다. 언론계에서도 계속 피드백을 받는 일을 했다.
또 국가의 미래에 관한 입법 활동을 하고 싶다. 결국 문제는 경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지형적 상황을 보면 쇄국을 해서 나라가 잘 된 경우는 없다. 개방된 경제 체제 하에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역량을 가진 제품을 얼마나 전 세계에 많이 팔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관련해 장벽을 하나하나 치우는 일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