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일상생활 혁명’이란 단어를 강조했다. KTX가 전국 하루 생활권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면, GTX는 수도권의 서울 접근성을 높여 직주근접의 틀을 바꾸는 또 다른 개념의 하루 생활권을 예고하고 있다. 본지는 오는 30일 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시행된 주요 역사 공개와 시험 운전 현장을 방문했다.
20일 서울 강남구 SRT 수서역 대합실 옆에는 GTX 수서역 막바지 단장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작업자들은 추가로 공사를 진행하기보다는 공사 중에 나온 쓰레기 정리와 내부 정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비닐로 덮어 놓은 부분을 정리하고 대합실 내 바닥 청소만 진행하면 내일이라도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상태였다. GTX 개찰구 아래 LED 모니터에는 ‘축 개통’이라는 글자와 폭죽 그림이 선명했다.
수서역은 GTX A노선의 서울 관문 역할을 하게 될 중요한 역이다. 하루 이용객도 동탄역(1만7000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수서-동탄 구간 개통 시 수서역은 하루에 승차 6146명, 하차 8195명 등 총 1만4000여 명의 승하차 인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GTX 시험 운전 탑승을 위해 실제 GTX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했다. 개찰구 통과 후 탑승한 에스컬레이터는 약 40초가량 이동한 뒤 승강장에 도착했다. 일반 서울 시내 지하철보다는 깊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동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공단 측 설명에 따르면, GTX 수서역 승강장은 지하 약 40m에 설치돼 있으며 GTX는 보통 40~50m 깊이에 설치된다. 이에 지상 출입구에서 지하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3분가량 걸릴 전망이다. 참고로 지하철 3호선 수서역은 25m 깊이에 있으며, 9호선과 서해선 등이 지나는 김포공항 지하철역은 가장 깊은 곳이 약 80m 수준이다.
GTX 수서역에서 약 7분 만에 도착한 성남역은 이날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이곳 역시 막바지 정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GTX는 특성상 지하 깊은 곳에 있지만, 대합실 천장을 통창으로 구성해 햇볕을 지하 대합실까지 끌어들였다. 이에 탑승 직전까지 답답한 느낌은 찾을 수 없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성남역은 경강선 환승역이고 판교 등 도심과 가까워 이용객이 많을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택시 승강장을 신설하는 등 대중교통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GTX 열차의 안정성도 앞선 시험 운전 대비 향상됐다. 실제로 이날 수서역에서 성남역은 최고 시속 140㎞로, 성남역에서 동탄역까지는 최고 시속 170㎞까지 속도를 높였다. 좌석에 앉아서 갈 때와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갈 때 모두 기존 지하철과 비교할 때 승차감이 나쁘다는 인상은 없었다. 속도를 고려하면 외부 소음 차단이나 승차감은 기존 지하철 차량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특히, 성남역에서 동탄역까지 이동할 때는 객차 내부에서 브리핑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정숙성이 보장됐다. 앞선 시험 운전 탑승 경험자들은 “저번보다 훨씬 승차감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 GTX는 지하 깊은 곳에서 운영돼 안전 우려도 큰 만큼 열차와 역사 안전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이성해 이사장은 “일반 지하철은 터널 내 비상 대피계단이나 재연설비가 없어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무정차 후 다른 역으로 바로 들어간다”며 “하지만 GTX는 SRT와 마찬가지로 평균 2.2㎞마다 21개의 비상구를 설치했고, 만일의 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비상구에서 외부 공기를 빨아들여 다른 비상구에서 공기를 배출하는 형태로 연기와 열기를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승객 대피 시스템도 갖춰 운영 직원들이 이를 숙지하고 있다. 다중의 안전장치로 대비하면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