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라드커 총리는 이날 더블린 연설에서 즉시 통일아일랜드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후임자가 결정되는 대로 총리직에서도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리 재임 기간을 “인생에서 가장 충실한 기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전력을 다하고 난 뒤에는 떠날 필요가 있다”며 “바통을 넘겨줄 시기를 아는 것 또한 리더십의 일부”라고 말했다. 사임 사유에 대해서는 “정치적이면서 개인적인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버라드커 총리는 2017년 38세 아일랜드 역사상 최연소 나이로 총리직에 취임했다. 2020년 부총리가 된 후 2022년 12월 다시 아일랜드공화당·통일아일랜드당·녹색당 연립 정부의 총리가 됐다.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그는 성적 소수자와 여성의 권리 확대에 힘써왔다. 그는 2015년 동성결혼 합법화 국민투표에 앞서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밝혔으며, 2018년 낙태 금지를 철폐하는 국민투표 역시 통과됐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어린이와 성소수자(LGBT), 여성에 대해서는 나는 이 나라를 더 평등하고 현대적인 곳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8일 시행된 여성의 역할과 가족 형태를 둘러싼 헌법 개정 국민 투표에서 연정의 개정안은 부결됐다. 1937년 제정된 헌법에 있는 ‘여성이 가정에 있는 것이 국가에 유익하다’, ‘가족은 혼인을 기반으로 한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제안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