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 치료해도 낫지만 초고가에 논란
“질환 근원 해결” vs “건보 재정 부담”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8일 ‘이염성백질이영양증(MLD)’의 유전자 치료제 ‘렌멜디’를 승인했다. 이어 영국 제약사 오차드테라퓨틱스는 이날 렌멜디의 도매가격을 425만 달러로 발표했다. 2020년부터 유럽에서 출시된 데 이어 미국에서도 4년 만에 시판이 허용된 것이다.
이는 기존 최고가 약으로 꼽혔던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의 350만 달러를 능가한다. 오차드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바비 가스퍼는 “의학 패러다임을 바꾸는 치료법이며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질병 진행을 근본적으로 멈추거나 늦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약값은 임상학적·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MLD는 출생아 10만 명 중 1명에서 나타나는 유전질환이다. 미국에서는 연간 40명 미만의 어린이한테 발생한다. MLD가 있는 아기는 한동안 정상적으로 말하다가 일반적으로 2세쯤에 걷고 말하는 능력을 잃기 시작해 7세쯤 사망한다. 설파타이드라는 지방 물질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효소가 부족, 지방 물질이 축적돼 운동과 사고 능력이 점진적으로 상실, 결국 식물인간이 되는 과정을 겪는다.
유전자 치료는 높은 가격으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건정책 전문가들은 최근 값비싼 유전자 및 세포 치료법이 늘어나면서 건강보험, 기타 보험사에 비용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유전자 치료제 제조업체들은 높은 가격이 많은 혜택, 특히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또 막대한 개발비를 회수할 수 있어야 개발이 지속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 절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고 수준의 가격에도 MLD 치료제는 질환자가 극히 드물어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희귀질환 유전자 치료법을 만든 회사가 사업을 지속할 만큼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해 사라진 사례가 상당수 있다.
일본 제약사 교와기린이 지난해 4억7760만 달러(6300억 원)에 오차드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