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감사 '의견 거절'에 커지는 '상폐' 우려…다른 건설사는?

입력 2024-03-22 05:00수정 2024-03-22 14:5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서 있는 타워크레인들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외부감사로부터 감사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는 가운데, 앞서 의견거절을 받은 건설사들의 기업활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영업환경 악화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커지면 기업의 존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상장폐지까지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전날 공시했다. 의견거절 사유는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 및 ‘주요 감사절차의 제약’이라고 밝혔다.

상장기업이 감사의견 '거절' 또는 '한정' 등을 받으면 관리종목 편입 또는 상장폐지를 당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심의를 통해 최장 1년 동안의 개선기간이 부여된다.

이 경우 거래소의 심사결과에 따라 상장이 유지될 수도 있지만,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주식매매거래는 정지된다. 태영건설 주식은 자본잠식에 따라 이달 14일부터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태영건설 측은 "삼정회계법인과 협의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계획을 수립했다”며 “조속히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거래소에 충분하게 소명해 개선기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보다 앞서 회계법인으로 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은 건설사로는 오남건설이 있다. 이 기업은 올해 1월 성문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로 종료된 회계연도 영업손실은 52억9100만 원이며, 당기순손실은 62억9100만 원에 달한다.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30억500만 원 초과했다. 이로 인해 오남건설은 지난해 6월 대구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통해 재산보전처분결정을 받은 상태다.

같은달 금강회계법인은 무성종합건설에 기초 재고자산 실사 미수행 등으로 감사범위가 제한됐다는 사유로 한정 의견을 통보했다. 또 알펜시아리조트를 계열사로 보유한 KH그룹 산하 KH건설은 지난해 1월 의견거절을 받아 주식 거래가 정지 됐으며 내달 16일까지 개선기간을 보유받은 상태다.

전문가는 태영건설을 비롯한 개별 건설사들의 감사의견 거절 사례가 다른 회계법인들의 건설 감사 기조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분양 심화, PF 우발채무 현실화 등으로 재무 건전성이 저하한 중소건설사들은 계속 기업으로의 존속 능력 불확실성이 높아져 상장폐지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A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감사의견 거절과 한정은 결국 감사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재무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뜻"이라며 "당장 기업활동이 멈추진 않더라도 은행 신용평가 불이익을 받거나, 대출 금리 산정 시 고금리로 책정되는 등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건설사들은 PF 우발채무 리스크를 얼만큼 조절해 자본을 확충 하느냐가 중요한데, 지방 미분양 사업장이 많고 PF 보증금액이 큰 곳 경우 상장폐지까지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