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1000만 시니어 잡아라…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에 건설업계 '함박웃음'

입력 2024-03-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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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르웨스트' 투시도. (자료제공=롯데건설)

노인 인구 1000만 시대가 다가오면서 실버타운과 시니어 주택(노인복지주택)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가 9년 만에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을 추진하자 관련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다양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민생토론회에서 현재 임대형만 가능한 노인복지주택을 내년부터 분양형도 가능하도록 확대하겠다고 하면서 건설사들이 사업성 검토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연내 1000만 명을 돌파해 2025년경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 이상)'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고려해 2015년 폐지됐던 분양형 실버타운을 재도입해 공급을 촉진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건설업계에선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주택사업은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신규 개발이 어려운 포화 상태로 평가된다. 여기에 원자재, 인건비 상승으로 주택건축부문 원가율은 90% 수준으로 치솟아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실버타운과 시니어주택이 미래 먹거리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관련 사업에 뛰어든 건설사 중 두각을 나타낸 곳은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시니어 계층을 타겟으로 서울 강서구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내 시니어 레지던스 'VL 르웨스트'와 프리미엄 실버타운인 광진구 능동 '더 클래식 500' 등을 공급해 성과를 내고 있다.

VL르웨스트는 총 810실(15~49평) 규모로, 배우 노주현씨가 계약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연계 의료재단은 이대서울병원, 보바스 병원 등이며, 롯데호텔이 운영 지원하는 'VL'을 통해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증금 7억 원과 월 400만 원에 달하는 생활비를 지불해야 함에도 지난해 청약에서 최고 20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그룹 산하에 있는 롯데호텔, 롯데쇼핑 등과 전략적 제휴가 가능하다. 때문에 의료, 쇼핑, 유통 등을 연계해 복합 개발하는 실버타운 사업에서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미글로벌 '심포니아' BI. (자료제공=한미글로벌)

정부 발표와 맞물려 시니어 사업을 신규 추진하는 기업도 다수다. 한미글로벌은 이달 20일 신규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심포니아(SYMPONIA)’를 공개했다. 한미글로벌의 주력사업은 PM(건설사업관리) 이지만, 자회사 한미글로벌디앤아이를 통해 중상위 소득계층 시니어를 타깃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첫 심포니아 단지는 송파구 위례신도시 일대에 들어선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시니어 시장은 가볍게 볼 수 없다.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구매력을 갖춘 '큰 손'이 많기 때문"이라며 "신규 브랜드를 적용해 대중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니어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월 생활비는 300만 원 이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은평 편익5 시니어레지던스 복합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은평구 진관동 일대에 시니어하우징을 포함한 복합시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은 이 사업의 지분 29.9%(2023년 3분기 말 기준)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12월 건축허가를 취득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대우건설도 경기 의왕시 의왕백운밸리 일원에 시니어를 위한 실버타운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선보였다. 올해 주택사업본부 전략 과제 역시 시니어 상품 개발로 선정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실버타운 및 시니어주택은 임대형으로만 가능해 사업성이 높지 않았는데, 최근 정부가 실버타운 활성화 방안 대책으로 일반분양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러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준비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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