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급감 타개책...홈플ㆍ롯데마트 의식한 전략
연내 총 4개점 리뉴얼 목표..."세상에 없던 식품 매장"
실적 악화로 본업 경쟁력 위기에 처한 이마트가 ‘점포 대수술’에 나선다. 신규 출점을 재개한데 이어 매출 상위권 점포인 이마트 죽전점을 ‘식품 특화매장’으로 리뉴얼한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마트는 경기도 용인시 이마트 죽전점을 식품 특화매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식품 특화매장은 이마트가 한 번도 선보이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이마트는 죽전점에 쇼핑, 식음, 문화 등 입점 점포(테넌트)를 선보여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집객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마트는 이런 계획을 28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밝힐 예정이다. 이마트는 연내 4개 점포를 리뉴얼할 예정인데, 가장 빠르게 리뉴얼이 확정된 곳이 죽전점이다. 나머지 3곳의 계획은 미정이다. 이마트는 죽전점 리뉴얼 계획을 주총에서 공개하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 공사에 착수, 이르면 상반기 리뉴얼 완료가 점쳐진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리뉴얼 예정인 4곳 중 1곳이 죽전점으로 결정됐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리뉴얼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죽전점 리뉴얼을 두고, 이마트의 ‘성장동력 재가동’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다. 이마트 죽전점은 용인시 수지구 등 인근 대규모 주거단지 수요에 힘입어 전체 전포 중 매출 톱5에 속한다. 또 죽전점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신규 사업 테스트베드’로 활용돼왔다. 2012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 첫 매장이 들어섰고, 2017년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시범 점포’로 삼은 바 있다.
이마트가 핵심 점포인 죽전점을 식품 특화매장으로 바꾸는 건 최근 식료품 경쟁력을 키우려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재 홈플러스는 서울 강서·방학 등 주요 점포 24개 점을 식품 경쟁력을 강화한 미래형 점포인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다. 롯데마트도 은평점을 전체 매장의 90% 이상을 식료품으로 채운 파격 모델인 ‘그랑 그로서리’로 전환했다.
신세계그룹의 캐시카우인 이마트는 현재 ‘본업이 흔들린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마트의 대형마트 사업부문(할인점)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12조8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29억 원으로 48% 급감했다.
이에 이마트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마트 직원 수는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줄었는데, 이번 희망퇴직으로 인해 구조조정은 더 세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특화매장으로 대형마트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서 “죽전점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왔던 만큼 이마트의 새로운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