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까지 확성장치 이용한 선거운동 가능
거리 곳곳서 여야 응원곡·구호
韓, 투표독려 방송·임종석 만나는 李…前대통령도 운신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28일부터 시작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강력한 방역 조치로 비교적 조용하게 치른 4년 전 총선과 달리 여야는 자체 응원곡·구호를 적극 가동하며 내달 9일까지 13일 동안 당 조직력을 총동원한 유세전에 돌입한다.
여야는 이번 총선이 3년차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 강화·견제 여부와 맞물린 만큼 사활을 걸고 유세에 임할 계획이다. 압도적 여소야대를 뒤집고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입법을 뒷받침해야 하는 국민의힘은 '거야(巨野) 심판'을, 과반 의석에도 역점 법안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에 줄줄이 막히고 고물가·고금리 등 민생고를 정부 실정 탓으로 규정한 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메인 슬로건으로 '국민의힘이 합니다. 지금!합니다'를, 민주당은 '못살겠다 심판하자'로 각각 정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구호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의 반대로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정부여당의 역점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적극 실어달라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자유당 정부 시절 민주당이 1956년 대선에서 내건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내세웠다. 총체적 경제난을 부각해 정권 심판론을 최대한 모으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28일부터는 후보들의 유세차량이 거리에 등장해 전국 각 지역을 누비게 된다. 각 당 후보자 등은 공개 장소 연설·대담을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할 수 있다. 확성장치는 오후 9시까지만 사용 가능하다. 홍보에 필요한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걸고 신문 등에 광고하거나 방송연설을 할 수도 있으며, 선거운동 정보를 문자·음성·동영상 등으로 전송할 수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도 게시할 수 있게 된다. 유튜브에 특정 후보 관련 선거운동 영상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국 거리에 각 당 구호와·응원곡, 대중가요를 개사한 선거 로고송 등이 울려퍼지면서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다시 국민의힘 우리 함께 승리하자' 등의 가사로 이뤄진 '국민의힘 응원가'를 제작했다. 미스터트롯 출신 김호중의 '너나나나', 이이경의 '칼퇴근'을 개사한 2곡도 포함됐다. '너나 나나 국민의힘', '퇴근퇴근하고 싶어요, 2번 2번 너무 좋아요' 등 당명과 기호(2번)을 강조한 가사를 담았다.
민주당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유명세를 탄 노래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개사한 '정권심판송'과 함께 '5대비전송', '더더더송' 등을 공통 선거송으로 정했다. '정권심판송'은 당의 총선 슬로건과 직결되며, '5대비전송'은 출산율 1% 회복·물가상승률 2%·경제성장률 3%·혁신성장 4대 강국·코스피 5000 시대 등 민주당이 앞서 발표한 '5대 국가비전'을 강조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 밖에 각 지역 후보가 자체 제작한 선거송도 거리를 수놓을 전망이다.
여야 수장과 전직 대통령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자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비례대표 재외국민 선거 유세를 위한 방송 연설자로 나선다. 재외국민 투표는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진행된다. 한 위원장의 방송 연설은 29일 KBS 월드 TV를 통해 방영되며,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국민의힘TV에서도 볼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공식선거운동 첫날 서울 중성동갑 전현희 후보 출정식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됐던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첫 공식 만남을 갖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9일 배재정 민주당 부산 사상 후보의 지역 일정에 동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지원사격에 나선다. 문 전 대통령은 19대 총선에서 해당 지역구 의원을 지냈고, 20대 총선에선 배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6일 대구 달성 사저에서 한동훈 위원장을 만나 단합을 당부했다. 대구 달성갑에는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가 출마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