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 상상과 과학으로 엮어낸 우주탐험

입력 2024-04-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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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발사한 우주선 스타십이 대기권을 성공적으로 벗어났지만 대기권에 복귀하면서 불타 사라졌다. 재사용을 못했으니 3차 발사는 실패한 발사이지만 1차, 2차 시도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진척이다. 스타십은 재활용할 수 있는 우주선이다. 스타십은 지구 궤도를 벗어나기 위해 1단 로켓의 힘을 빌리지만 상공에서 분리되어 자체 엔진으로 운항할 수 있다. 달과 화성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스타십은 제작되었다.

재활용 할 수 있는 우주선이나 로켓은 행성 궤도에 진입하면 동체를 180도 회전하여 후진으로 행성 표면에 가뿐히 내려앉을 수 있다. 이번 스타십 발사에서도 1단 로켓은 발사장으로 정확히 되돌아왔다.

우주이동 위한 에너지 개발이 관건

스타십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도 사용될 우주선이다. 아르테미스는 미국이 주축이 되고 35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프로젝트로 2026년 유인 달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달 궤도에 우주 정거장을 만들고 착륙선도 만든다. 단발성 탐사가 아니라 수시로 달에 오가는 사업이다.

참여국인 우리나라도 달 탐사 위성 다누리를 달까지 보내면서 이동 경로에 대한 자문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게서 받았다. 최근에 무인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킨 일본도 참여국이다. 인도는 물과 헬륨이 있고 일교차가 크지 않은 달 남극에 찬드라얀 3호를 착륙시켰다. 새로운 냉전 시대에 돌입한 중국과 러시아는 독자적으로 우주기술을 선도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고 다누리를 달에 보냈지만 갈 길이 멀다. 유출을 꺼리는 기술을 동냥하다가는 외국 세력에 안위를 위탁하다 몰락한 조선 왕조처럼 망하기 십상이다. 우주기술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를 실현하는 능력이다. 보이지 않지만, 예상되는 상황을 가정하여 이론을 세우고 해결 기술을 찾아 기기를 제작하고 검증해야 한다.

우주 탐험은 행성 탈출, 행성 간 이동, 행성 착륙, 행성 표면에서의 활동으로 나뉠 수 있다. 모든 과정에 에너지가 소요되므로 연료를 가득 싣고 발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연료가 터지기도 한다. 지금의 발사 수준으로는 우주인과 관광객을 태우기 버겁다. 사고는 거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폭발하고 무거운 연료통을 없애는 방법으로 원자력 엔진도 대안이다. 1g의 우라늄은 석탄 3톤의 에너지를 낸다. 원자력 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도 생산할 수 있다. 여기까진 지구 표면에서의 원자력발전소와 유사하다. 우주 공간과 지구 표면의 차이는 이동하는 방법에서 부각된다. 우주선이 이동하는 힘은 물질에서 나오며 원자력 우주선도 액체 수소를 데워 내뿜는 운동량으로 나아간다. 수소는 모든 분자 중 질량이 가장 가벼워 노즐 통로를 쭉쭉 뻗어 나가 추진 효율이 좋다. 수소를 이온화시켜 플라즈마로 만들면 더 높은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에너지와 운동량은 독립적 속성인데 지구 표면의 대부분 과학자들은 에너지와 운동량을 상호 전환이 되는 줄로 여긴다. 어처구니없는 인식이지만 이는 아인슈타인이 기여한 바가 있다. 그는 물질과 에너지는 상호 변환된다고 했다. 실제로 에너지를 빛으로 전환하여 방출하면 아인슈타인이 말한 대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태양 빛을 받아 우주 공간을 움직이는 돛단배가 대표적 예이다. 다만 추진력이 약하다. 빛의 운동량은 파장에 반비례하는데 파장이 짧은 X선을 쏘아도 추진력은 얼마 되지 않는다.

흙에서 우주선 추진력 얻는 생각도 가능

결국 수소통을 차고 다녀야 할 운명이니 먼 행성으로 여행은 글렀다. 그러나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 깊은 우물에 빠져도 포기하지 않고 벽을 긁어내리면 밖으로 탈출할 수 있다. 채워진 흙이 이동 단서다. 우주선의 추진력이 오직 질량에서 나온다면 행성의 흙도 추진제가 될 수 있다. 흙을 분말로 만들어 송풍기로 내뿜으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흙의 성분을 따질 이유도 없다. 지구에서는 거들떠보지 않는 방법이지만 행성에서는 흙을 파서 장사할 수 있다.

새로 생긴 항공우주청 본부장에게 대통령급의 월급을 주기로 했다. 연봉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탐욕스러운 사회이지만 국가 과학기술을 위해 헌신적인 사람들은 늘 있는 법이다. 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과학적 원리에 근거하여 목표를 세워나간다. 그 목표에 광물 확보 등 경제적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우주산업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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