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교부, 이스라엘에 보복 천명
헤즈볼라도 “응징 없인 안 넘어가”
유가 5개월래 최고·금값 사상 최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 건물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붕괴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번 폭격으로 고위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를 비롯해 총 7명의 대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작년 말부터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IRGC 대원이 잇따라 숨진 바 있지만, 재외공관이 피격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은 그동안 이스라엘과의 직접적 교전을 피하는 태도를 나타냈지만, 이번 영사관 공습 사태로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은 이미 이날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면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은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침략자에 대한 대응 및 처벌의 방식은 향후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후티 반군, 헤즈볼라, 하마스 등을 지원하며 반미·반이스라엘 ‘저항의 축’을 주도하는 이란이 개입할 경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은 중동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는 이미 이란의 보복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피력해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에서 “확실히 이 범죄에 대해 적이 처벌과 응징을 당하지 않고서는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금값도 요동쳤다. 국제유가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0.54달러(0.65%) 상승한 배럴당 83.7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0.42달러(0.48%) 오른 배럴당 87.42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두 유종 모두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애널리스트들은 “현재까지 시장은 전쟁이 억제된 상태여서 공급 차질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다”며 “이란이 개입할 경우 석유 공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국제 금값도 고공 행진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8.7달러(0.84%) 상승한 온스당 2257.1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2286.4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300달러 선 돌파에 근접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중동, 우크라이나 지역에서의 계속되는 군사적 긴장이 안전자산인 금값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