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ㆍ알리 광고 공세 '단기수익'
국내기업 점유율↓…정기적 악재
올 네카오 주가 두 자릿수 하락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의 공습이 이어지자,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알리와 테무의 막대한 마케팅비로 광고 수익이 증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C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커머스 시장의 점유율을 뺏어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다.
3일 본지 취재 결과 지난해 대표 C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의 합산 디지털 광고비는 약 5조4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테무는 전 세계 1억2000만 여명이 시청한 2월 미국 슈퍼볼 대회에서 한 경기의 광고비로만 약 540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와 테무는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도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알리는 유명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내세워 온라인, TV, 옥외 등에서 전방위적 광고를 진행 중이다. 또 알리는 네이버의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테무는 현재 네이버 공식 광고대행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검색 광고를 위해선 네이버가 인증한 광고대행사를 통해야 하기에 해당 절차를 밟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대감을 내비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월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C커머스는) 네이버쇼핑의 경쟁상대일 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는 “알리와 테무가 새롭게 참여하며 마케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카카오에 대한 광고비 집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커머스 타격에도 선을 긋는다. 최 대표는 “네이버쇼핑의 상품 가격대가 다양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카카오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플랫폼인 만큼 직접 영향권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C커머스를 이용한 국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으나 배송지연, 낮은 품질, 제품 불량 등의 불편과 피해를 호소했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판매하는 네이버쇼핑,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카카오의 선물하기 이용 의도와는 대비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국내 플랫폼이 단기적으로는 광고비의 수혜를 입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커머스 매출 감소로 인한 타격을 예상한다. 국내 플랫폼이 C커머스와 광고사업 파트너를 맺는 건 위협적인 경쟁자의 점유율을 되레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초저가를 앞세운 C커머스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경우 현재와 같은 마케팅비도 감소할 거란 시각도 우려를 더한다.
이같은 우려는 주가에도 비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각각 19만 원대, 5만 원대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3316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6월 당시 각각 46만5000원, 17만3000원이었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올해 들어서만 약 15%, 11% 하락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