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웰컴 투 비스포크 AI’에서 2024년형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공개했다.
비스포크 AI는 삼성전자만의 여러 AI 기능이 '스마트싱스'의 초연결 생태계 안에서 서로 연결되고 맞춰주는 제품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제품은 전체 15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에서도 미디어데이를 열고 전 국가에서 동시에 신제품을 론칭했다.
한 부회장은 무엇보다 보안성과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안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제품을 개발해 왔다”며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와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글로벌 인증 업체 UL 솔루션즈에서 업계 최초로 IoT 보안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냉장고, 세탁·건조기, 청소기 등 각각 개별 제품들은 삼성전자 스마트싱스(SmartThings)의 초연결 생태계 안에서 서로 연동돼 터치나 음성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실제로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에 탑재된 7형 와이드 터치스크린 ‘AI 홈’을 통해서 세탁 중에도 중요한 전화를 놓치지 않고 받을 수 있었다. 또 음성 명령 만으로도 세탁기 문을 열 수 있었고, 직접 이동하지 않아도 주방에 있는 오븐의 남은 조리 시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TV에서 실제 집 구조를 토대로 생성한 3차원 맵뷰 화면을 띄워 공간별 기기의 위치와 상태,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고, 전원을 끄거나 켜는 등 제어까지 가능했다.
한 부회장은 “음성 명령의 경우 연내에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헝 AI까지 적용돼 빅스비를 통해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최초 공개했다. 이 제품은 170만 개의 사물 데이터를 사용한 AI DNN(Deep Neural Network) 모델을 기반으로 전면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다양한 사물을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다. AI 바닥 인식 기능으로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해 맞춤으로 청소한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약 100만 장의 식품 사진을 학습한 비전 AI 기술로 스마트한 식재료 관리를 도와준다. 내부 카메라가 입·출고되는 식재료를 인식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토대로 보관된 식품의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주고, 사전에 설정한 보관 기한이 임박해지면 알림도 준다.
이외에도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자동으로 화력을 조절해주는 ‘비스포크 AI 인덕션’, 말로 제어할 수 있는 에어컨 ‘비스포크 AI 무풍 갤러리’ 등도 선보였다.
한편 경쟁사인 LG전자와의 묘한 신경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최근 LG전자가 '업(UP) 가전이 AI의 시초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시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AI는 어떻게 빨리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누리게끔 하고 밸류(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생태계가 많이 확산되고, 누구나 다 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은 저희가 제일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자의 'AI가전=삼성' 홍보 마케팅에 관해 "AI 가전의 시초는 우리가 만들어낸 업 가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한 부회장의 응수로 AI 가전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