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반도체업종 쏠림 현상이 우려할 정도로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 제기됐다.
4일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2일 기준 국내 전체 시가총액 중 반도체업종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8.6%로 전고점이었던 지난 2020년 3월 24일 29.3%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시가총액을 추이를 보면 반도체 시가총액은 이전 고점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여타 업종의 시가총액은 전고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증시의 반도체업종 쏠림 현상은 글로벌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최근 명성이 약화되었지만 매그니피센트7으로 대변되는 빅테크의 시장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 역시 사무라이7과 그래놀라즈11으로 상징되는 소수의 종목 및 업종이 주식시장을 견인한 것도 유사한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전반적 부진 속에 인공지능(AI) 등 일부 첨단산업만이 성장 흐름을 보이면서 자금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 중심으로 쏠린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부 업종의 성장 흐름에 기댄 상승세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 역량 확대를 위한 중장기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식 및 산업사이클의 차별화 현상이 해소되기에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박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산업재편, 특히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주요국의 공급경제 혹은 산업정책 기조 강화 분위기를 고려하면 일부 업종의 주가 및 산업흐름은 어찌보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국내 총 수출 중 반도체 수출 비중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단순히 기대감이 아닌 반도체 수출실적을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반도체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전고점이었던 2020년 5월 23%에 근접 중이다.
박 연구원은 "2분기 반도체 수출 규모가 더욱 확대될 여지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반도체업종 쏠림 현상이 우려할 정도로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한다. 전업종의 고른 회복이 필요하지만 현 글로벌 산업 및 정책 구도와 국내 수출 현황을 생각하면 반도체 업종 쏠림 현상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