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ㆍ한화솔루션, (주)한화 일부 사업 양수
김동관 부회장, 그룹 내 주력사업 총괄…승계 작업 속도 전망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 3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ㆍ로봇 맡아
한화그룹이 ‘3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친환경에너지·항공우주 등 그룹 내 주력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사업을,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유통·로봇 사업을 맡으면서 삼형제의 후계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일 이사회를 열고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인적 분할하고 신설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를 출범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비전은 인공지능(AI) 솔루션, 한화정밀기계는 차세대 반도체 장비 사업을 각각 영위하는 회사다.
(주)한화의 사업 분할도 이뤄진다. (주)한화는 건설 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한화오션에 양도한다. 또 모멘텀 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태양광 장비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넘기고 이차전지 장비 사업에 집중한다.
한화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의 배경을 두고 ‘사업군별 전문화’를 강조했으나, 재계에서는 삼형제의 승계 구도가 명확해졌다고 본다.
우선 김 부회장이 방산·친환경에너지·항공우주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총괄하게 되면서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부회장은 현재 (주)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이사와 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분리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삼남인 김 부사장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부사장이 비(非)유통 신사업 확대에 주력하는 데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차남인 김 사장은 일찌감치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를 맡아 이끌고 있다.
사업 재편이 마무리되면 (주)한화 아래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한화생명·한화갤러리아·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한화모멘텀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자리하게 된다. 이를 두고 향후 계열사 분배를 쉽게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남은 과제는 지주사 격인 (주)한화의 지분 정리다. 확실한 경영 승계를 위해선 (주)한화 지분 확보가 필수적인데, 증여세 등 재무 부담이 막대하다. (주)한화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김 회장이 지분율 22.65%로 최대주주다. 김 부회장은 4.91%,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은 각각 2.14%씩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