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설립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국내 최대 규모·오랜 역사 자랑
2025년 목표로 용인에 통합연구소 준공
촉촉한 봄비가 내리는 11일 오전. 하이트진로의 100년 역사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이천공장으로 향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천, 마산, 청주, 익산 총 4곳의 소주 공장과 강원, 전주 2곳의 맥주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1983년 건립된 이천공장은 국내 소주 공장 중 최대 규모다. 특히 하이트진로 소주 공장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50년 동안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참이슬'을 비롯해 '일품진로' 등 대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날 이천공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목통 숙성실이었다. 목통 숙성실 입구의 문이 열리자 진한 오크향이 밀려 나왔다. 발걸음을 옮겨 지하에 위치한 목통 숙성실로 들어서자 층층이 쌓인 오크통이 마치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를 방불케 했다. 이 곳에 저장된 오크통만 무려 5000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의 숙성을 위해 오크통 전량을 미국과 프랑스에서 사들였다고 한다. 오크통의 용량은 각 200리터로, 숙성 총량만 160만리터(ℓ)에 달한다. 이 오크통 속에 든 술이 바로 100년 역사의 주인공 일품진로의 원액 소주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에 증류식 소주 ‘진로’를 출시했지만, 1965년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지한 '양곡관리법' 시행에 따라 희석식 소주로 전환했다. 그러다 2007년 다시 일품진로를 출시하며 증류식 소주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증류식 소주는 △일품진로 △진로1924 헤리티지 △일품진로 오크43 △일품진로 23년산 등 총 4종으로 100년 양조 기술로 각기 다른 맛으로 제품의 특징을 살렸다. 올해는 24년산 제품과 100주년 기념 이벤트주가 나올 예정이다.
이영규 하이트진로 이천 양조팀 증류주 제조 파트장은 "일품진로와 진로1924 헤리티지 모두 쌀을 원료로 하는데 헤리티지의 경우 이천쌀을 100% 사용하고, 일품진로는 국내산 일반 쌀을 사용하고 있다"며 "숙성된 원액을 활용해 단독으로 나오는 제품도 있고 오크 43처럼 블렌딩을 통해 제조한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24년산 일품진로가 출시될 예정이지만, 과거 10년 숙성 제품을 출시한 적이 있는 것처럼 소비자 니즈가 있다면 다양한 숙성 원액을 활용한 제품화를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통 숙성실에서 자리를 옮겨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견학실로 향했다. 이 곳에선 1924년 출시된 증류식 소주부터 소주 시장의 역사를 바꾼 참이슬 등 100년 역사를 이어온 대표 제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올해 100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좋은 술에는 역사가 담겨 있다’는 철학 아래, 지금까지 쌓아온 양조 기술을 바탕으로 주류 개발 및 연구분야에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고객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장수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100년을 이끌어온 수많은 ‘최초’와 ‘1등’ 제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주류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제품 '테라', '켈리', '필라이트', '참이슬', '과일소주(에이슬 시리즈)' 등은 100년의 연구개발(R&D) 끝에 만들어진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1974년에 개소한 대한민국 최초 주류 연구소인 ‘진로연구소’는 175평 규모로, 소주뿐만 아니라 와인, 브랜디 등 미래를 준비하는 다양한 연구들을 시작했다. 2011년엔 하이트와 진로의 합병으로 ‘하이트진로 연구소’를 통합해 양조의 기술력을 한단계 성장시켰다. 그 결과 하이트진로 연구소는 현재 △양조 효모 최다 보유 △균주개량 기술 확보 △자생 효모 발굴 연구 △발효, 숙성, 증류 기술 보유 △부산물 활용 연구 △미생물 분석 기술 확보 등 기초 연구 분야도 국내 주류업계 중 최고 수준이다.
하이트진로는 100년간 축적된 주류 양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100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주류개발 강화 △식품 안전 강화 △기초 연구 강화 △신소재 개발 등 하이트진로의 연구개발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2025년을 목표로 용인에 통합연구소를 준공, 운영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주류연구소에서 최고의 종합주류연구소로 도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장우 하이트진로 연구소 소장은 "현재 용인 동백지구에 건축 중인 통합연구소는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기존 연구소가 이전할 계획"이라며 "단일 건물 연구소로 이전하면 조직도 개편하고, 소주와 맥주뿐 아니라 청주 및 위스키 등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들을 할 수 있어 식품 안전 분야를 더욱 강화하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