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태진아가 치매로 투병 중인 아내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17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사랑꾼은 아무나 하나’ 특집으로 진행된 가운데 태진아, 홍석천, 강재준, 유튜버 랄랄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태진아는 “요즘 집안에 아내 사진으로 도배를 해놨다. 집사람이 나를 기억해야 하지 않냐”라며 “부부가 살면서 닮는다고 하지 않냐. 우리가 많이 닮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4년 전부터 아내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가사로 적어서 ‘당신과 함께 갈 거예요’라는 노래를 만들었다”라며 “녹음을 하는데 아내가 녹음실에 올라온 거다. 눈물이 나서 녹음을 못 했다. 나중에 아내 몰래 녹음을 하는데 앞에 앉아 있는 느낌인 거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3번 만에 겨우 녹음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태진아는 “활동 42년 동안 아내와 방송에서 같이 노래한 적이 없다. 디너쇼에서 같이 노래하자고 했더니 처음으로 수락을 해줬다”라며 “제 마음을 안 것 같다. 아내가 ‘옥경이’, ‘찔레꽃’을 좋아한다. 중요한 건 가사와 박사를 안 잊었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태진아 부부가 무대에서 함께 노래 부르는 모습과 무래 아래 앉아 있는 아내를 향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노래 부르는 태진아의 모습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태진아는 “그 순간에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게 필름처럼 지나갔다. 이 사람이 왜 아프지”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이에 김국진은 “한 분은 잊어가고 한 분은 더 선명해지고. 그 교차점이 아픈 거다”라고 공감했다.
태진아는 “저는 이 사람에게 잘해줘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나한테 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깊은 사랑을 전했다.
한편 태진아는 아내 이옥형 씨와 지난 1981년 결혼해 슬하에 가수 겸 배우 이루를 두었다. 이옥형 씨는 5년 전 치매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