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학원 “N수생·반수생 이과 비율은 늘어날 것...의대 정원 확대 영향”
올해 고3 학생들의 중 이과생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의대 열풍 등으로 인한 이과 선호 현상과는 대조적인 현상으로, 수학·과학 학습 부담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종로학원이 지난달 28일 치러진 2025학년도 3월 서울시교육청 모의고사 채점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과학탐구 과목 응시 비율은 47.2%에서 44.9%로 줄었다. 같은 기간 문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사회탐구 응시 비율은 52.8%에서 55.1%로 2.3%포인트(p) 늘었다.
국어 과목에서도 이과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선택하는 과목인 ‘언어와 매체’의 응시 비율이 지난해 37.6%에서 올해 37.4%로 0.2%p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 중 62.6%는 과학탐구 응시를 선택한 이과생들이었다. 반면, 문과생 선택 비율이 높은 ‘화법과 작문’은 지난해 62.4%에서 올해 62.6%로 늘었다.
수학 선택 과목 중에서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기하’ 과목의 응시 비율도 지난해 2.7%에서 올해 2.3%로 낮아졌다. 앞서 3년 전인 2022학년도 3월 학평 때는 5.8%가 기하 과목을 선택했으며, 2023학년도에는 4.1%가 선택했다.
다만 미적분 선택 비율은 지난해(43.4%) 대비 소폭 늘어 43.8%였다. 올해 ‘미적분’과 ‘기하’의 응시 비율을 합한 결과는 지난해와 동일한 46.1%였다. ‘확률과 통계’ 응시 비율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53.9%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금과 같은 이과 선호 현상을 감안하면 수학 과목에서 최소한 미적분과 기하를 합산한 비율이 문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보다 늘었어야 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하다”면서 “최근 문과생들도 수학에서 미적분 과목 점수가 잘 나온다는 것을 알고 미적분 선택 비율을 늘리는 것을 감안하면, 수학 과목에서도 문과생이 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과 선호 현상으로 이과생이 훨씬 늘 것으로 예상됐는데 오히려 비율이 줄어든 것은 수학·과학 학습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과에 진입 장벽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올해 일부 대학이 자연계열에서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들도 자연계열에 지원이 가능하도록 허용해 이과생 중에서도 사회탐구 응시가 늘어날 수는 있다.
그러나 임 대표는 “서울·연세·고려대 등 대부분 주요 대학에서 과학탐구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과탐 응시를 지정했고, 사탐 과목 선택이 가능한 대학은 중하위권 대학 등 일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대입에서 계열별 수능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한 대학이 늘었지만, 선택과목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입에서 경희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은 탐구 영역에서 과학탐구 필수 반영을 폐지했지만, 과학탐구를 선택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한다.
다만 의대 모집정원 확대 효과 등으로 N수생의 이과 비율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임 대표는 “재수생 등 N수생들을 보면 이과생은 최소 10%는 늘어났다”면서 “향후 6~7월 반수생도 합류하게 되면 의대 정원 확대 등 이슈로 이과 반수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