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LG 트윈스)이 마약 파문을 불러온 두산베어스 출신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에 대해 안내문을 발송했다. 김현수와 오재원은 두산베어스 시절을 함께 보낸 오랜 동료다.
24일 김현수는 안내문을 통해 “선배라는 지위를 이용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고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주는 등의 보복 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적인,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현수는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불법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프로선수인 우리에게는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라며 “유혹에 노출되었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그간 쌓아온 경력과 품어온 꿈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으며 개인의 일탈이 혼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유혹을 뿌리쳐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만약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면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선수협회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김현수는 선배의 강압으로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에 연루된 이번 사건에 대해 더욱 분노를 드러냈다. 선배들은 후배에게 비상식적 요구를 해서는 안 되며 후배들 역시 선배라고 이를 받아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배의 강압적인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울 시 선수협회의 고충처리시스템에 적극 신고해달라고 전했다.
이어 김현수는 “현재 KBO리그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팬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으며, 우리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을 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며 “경기 외적으로도 팬들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호하고 우리의 그라운드를 지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함께 발전하자”라고 당부했다.
한편 오재원은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오재원은 필로폰 투약·소지, 수면제 성분이 들어간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 수수와 명의도용 후 매수 등의 혐의를 비롯해 자신이 16년간 뛴 두산 베어스 구단의 후배 8명을 협박해 불법인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두산 선수 8명은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고 사법 기관의 수사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