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7(M7)에만 집중하면 위험하다. 내년 상반기까지 고려한다면 지금은 기술주 상장지수펀드(ETF)와 고배당 ETF에 투자할 때다.”
삼성자산운용의 전략적 제휴사인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 크리스티안 마군 최고경영자(CEO)는 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날 마군 CEO는 “M7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IT, 통신 등 기술 부문 성과가 양호하고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기술주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마군 CEO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돼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그간 고금리가 유지될 때마다 미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만큼 이번에도 수혜를 볼만한 종목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며, 가치주는 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13번의 금리 인상기에서 2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S&P500지수가 상승했다”며 “잉여 현금 흐름이 우수한 회사들은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도 꾸준한 배당과 안정적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군 CEO는 연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주식 비중 늘리기를 권유했다. 대선이 있는 해에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경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앰플리파이에 따르면 S&P500의 경우 주가 상승 사례가 83%였고 나스닥(77%), 다우존스산업평균(74%) 순이었다. 마군 CEO는 “S&P500은 평년 상승률 8%에서 11.6%로 올랐다”며 “시장이 대선을 잘 이용할 기회”라고 말했다.
또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투자전략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전기차나 기업소득에 대한 세제가 좋아질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에너지 업종은 수혜가 기대되지만, 중국발 상품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군 CEO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는 실재한다고 봤다. 또 한국은 신흥 시장(이머징 마켓)이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시장 분류는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분류는 근시안적이고 부정확하다. 한국을 이머징 마켓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투자자들이 제3의 신용기관 같은 곳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을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적 갈등 문제는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가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했지만, 한반도 긴장감이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군 CEO는 “미국은 10년 전만 해도 중국과 한국 기업 구분을 잘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주식 가치와 지배구조 등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보다 더 낫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란과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한국은 비슷한 면이 많다”고 부연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22년 4월 앰플리파이 지분 인수를 통해 협업을 시작했다. 이후 아시아와 한국 시장을 겨냥해 앰플리파이 대표 ETF인 ‘BLOK’와 ‘DIVO’를 현지화해 출시했다. 앰플리파이는 삼성운용이 국내에 출시한 SOFR금리 ETF를 지난해 11월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마군 CEO는 “삼성운용과 지속적 협업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ETF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혁신적인 ETF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앰플리파이와 삼성운용은 글로벌 선진 운용사로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