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82%. 올해 한미반도체 주가 수익률이다.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8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유력 반도체주 가운데 눈에 띄게 오른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 30.95%를 압도하는 규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시가 6만1700원에 시작한 한미반도체는 14일 종가 14만1800원으로 마감했다.
한미반도체가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주가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유명인사는 한미반도체의 주가가 '거품'이라고 발언해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목표주가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의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상인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4000원에서 22만 원으로 3배 가까이 올렸고, BNK투자증권은 7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2배 넘게 올렸다. 현대차증권은 26만 원을 제시했다. 이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21만3333원이다. 현재 주가 14만1800원의 1.5배 규모다. 그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본 것이다.
2023년 한미반도체의 매출액은 1590억 원으로 전년 매출액 3275억 원 대비 50% 넘게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1118억 원 대비 약 70% 하락한 34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반도체 업황이 일시적으로 좋지 않았던 탓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년 4분기 매출액은 522억 원으로 당해 매출액의 약 1/3을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1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다. 기세를 이어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773억 원, 영업이익은 1283.5% 증가한 287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한미반도체 실적 전망은 더 밝아 보인다. 올해 한미반도체 매출액 전망치는 5697억 원으로 전년 1590억 원 대비 3.5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2195억 원으로 작년 346억 원 대비 약 6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필수 장비인 '듀얼 TC본더'를 생산한다. 업계 내에서는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작년 8월에는 TC본더 생산능력(CAPA)을 확장했다. 덕분에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로부터 총 2000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HBM 수요는 더욱 증대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미국 대규모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HBM 탑재 요구는 지속해서 강해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의 웨이퍼 사용량이 기존 메모리 대비 3배 높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달 마이크론에 HBM 장비를 공급하며 고객 다변화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외 다른 고객사로 판로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며 아직 성장성이 남았다는 걸 방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