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창업…올해 1호 상장 기업…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 첫 창업
뷰티 디바이스 국내외서 200만대 판매...미ㆍ일ㆍ중 넘어 태국ㆍ카타르 등 진출
혁신 제품 개발 위해 투자 속도...서울 가산동 이어 평택에 제2공장 설립
올해 유가증권시장(KOSPI) 1호 상장 기업 ‘에이피알(APR)’의 김병훈 대표는 젊은 CEO(최고경영자) 중에서도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K뷰티 디바이스(기기) 시장에서 기술력과 입소문에 힘입어 조용히 보폭을 확장, 세계로 그 무대를 빠르게 옮겼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화장품이 주류였던 K뷰티 시장이 에이피알의 등장을 기점으로, ‘K뷰티 테크(Tech)’까지 아우르는 시장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5238억 원, 영업이익 1042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김 대표가 2014년 설립한 이노벤처츠(에이피알 전신)는 그해 2억 원의 매출에 그쳤는데, 1년 만에 125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이후 뷰티브랜드 ‘메디큐브(Medicube)’와 패션브랜드 ‘널디(Nerdy)’를 선보이면서, 창립 4년 만인 2018년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매년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에이피알은 실적 상승에 힘입어 올해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다. 상장 후에도 실적은 호조다.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연결 기준 매출액 1489억 원, 영업이익 278억 원을 기록했다.
성장의 중심에는 뷰티업계의 젊은 피 CEO로 통하는 김병훈 대표가 있다. 올해 만 35세인 김 대표는 2007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 미국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글로벌 기업을 만들겠다는 ‘창업의 꿈’을 키웠고, 각고의 노력 끝에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흔히 금수저로 오해받는 김 대표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경영학도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 대학 교환학생 기간 현지에서 구현된 모바일·이커머스 생태계에 강한 영감을 받았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재학 중 모바일 중심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돌입했다. 처음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기반 마케팅·광고 대행업을 했는데, 이때 품질이 뛰어난 제품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뷰티브랜드 창업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평소 뷰티 브랜드에 관심이 많던 김 대표는 관련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하는 등 타 업종에 비해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아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2014년 11월 에이피알 창업,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골몰했다. 에이피알 첫 브랜드이자 자연주의 뷰티 브랜드 ‘에이프릴스킨’을 론칭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대표는 에이프릴스킨 홍보를 위해 마케팅·광고 대행업 당시의 노하우를 발휘했다. 당시만 해도 생경했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썼는데 이는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을 유도했다. 덕분에 에이프릴스킨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자신감을 얻은 김 대표의 성공 신화는 이후로도 계속 됐다. ‘메디큐브’와 이너뷰티 브랜드 ‘글램디바이오’, 패션 브랜드 ‘널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메디큐브가 소위 대박을 쳤다. 김 대표는 메디큐브의 브랜드 슬로건을 “피부를 연구한다”로 잡고, 제로모공패드를 론칭하면서 방송인 유재석을 광고모델로 전격 발탁했다. 유재석에 대한 대중의 높은 신뢰도에 힘입어 메디큐브는 빠르게 성장했다.
메디큐브의 성공은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김 대표는 향후 K뷰티 시장은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로 재편될 것으로 확신, 뷰티 디바이스 사업에 박차를 가했따. 남들보다 발 빠르게 시장에 진출한 덕분에 에이지알은 5월 현재 국내외 누적 판매량이 200만 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뷰티 시장에서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진출에 열정을 다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2019년부터 미국과 중국, 일본 등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고, 2년 만에 해외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해외 실적 최고 기록을 세웠고, 올 1분기에도 현재 진출한 글로벌 모든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뉴욕에서 진행한 메디큐브 팝업스토어도 흥행에 성공, 미국에서만 1분기 248억 원의 매출을 냈다. 일본에선 현지 온라인 오픈마켓 ‘큐텐’에서 프로모션 기간 뷰티 카테고리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에이피알은 세계 각국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국과 카타르,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몰도바, 멕시코, 몽골 등에도 진출했다. 현지 업체와 총판 또는 대리점 계약을 맺으며 시장 호평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에이피알의 지속 성장을 위해 과감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뷰티테크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혁신 디바이스의 지속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혁신 제품은 △더마EMS샷 △유쎄라딥샷 △ATS에어샷 △부스터힐러 △아이샷 △바디샷 등이 있다. 특히 차세대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프로’는 한 대의 디바이스에 6개 기능을 복합 적용해 광채와 탄력, 볼륨 등 6가지 케어 효과를 노릴 수 있어 주목받았다. 5월에는 고주파 디바이스 ‘울트라튠 40.68’도 선보였다. 이는 에이피알만의 독자적인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듀얼 튠 웨이브 기술을 개발해 탑재한 제품이다.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대비해 생산 능력도 확대 중이다. 2023년 7월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약 700평 규모 생산시설 ‘에이피알팩토리’를 설립했고, 올해 5월엔 경기도 평택에 약 3만㎡ 부지, 건축 면적 1만2000㎡의 에이피알팩토리 제2캠퍼스(제2공장)도 설립했다. 가산동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70만 대로, 2공장은 2025년까지 연간 800만 대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내 최고 수준의 뷰티 디바이스 생산 능력을 갖춘 평택 제2캠퍼스는 메디큐브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의 글로벌 공략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8년 11월 5일 서울생
-2007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입학
-2012년 모바일 앱 서비스 '길하나사이' 창업
-2014년 화장품 회사 이노벤처스(현 에이피알) 창업, '에이프릴스킨' 론칭
-2016년 '메디큐브', '글렘디 바이오' 론칭
-2017년 '널디', '포맨트', '포토그레이' 론칭
-2018년 에이피알 연 매출 1000억 원 돌파
-2020년 에이피알 단독 대표 취임
-2023년 7월 에이피알팩토리 가산동 제1캠퍼스 설립
-2024년 1분기 매출 1489억 원, 영업이익 278억 원
-2024년 5월 에이피알팩토리 평택 제2캠퍼스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