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는 각형…무거워도 높은 안전성 지녀
안전성 낮은 파우치형, 유럽 시장서 비중 낮아져
전기차용 배터리는 폼팩터(형태)에 따라 크게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으로 나뉜다. 폼팩터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은 주력 제품과 사업 전략 등을 고려해 폼팩터를 채택한다.
최근 배터리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폼팩터는 원통형이다. 하반기 양산을 공식화한 LG에너지솔루션, 시제품 생산을 시작한 삼성SDI 등 셀 제조사뿐만 아니라 소재업체도 원통형 배터리향 제품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7월 말부터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양극재를 양산한다. 이 제품은 니켈 함량이 95%인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단결정 양극재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전용 동박 제품과 양산 설비를 고객사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원통형 배터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전지 형태의 배터리다. 부피는 작지만 용량과 에너지 밀도가 높고, 크기가 규격화돼 있어 생산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
그러나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려면 수천 개에 달하는 배터리를 엮어야 하는데, 구조상 배터리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다른 폼팩터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졌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한 제품이 2020년 테슬라가 최초로 공개한 ‘4680(지름 46mm·높이 80mm)’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제품보다 사이즈를 키워 에너지 밀도를 5배가량 높이면서도 낮은 가격과 양산성을 유지했다.
다만 아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폼팩터는 각형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각형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은 55%다. 국내에서는 삼성SDI와 중국 닝더스다이(CATL), 비야디(BYD) 등이 각형 배터리에 주력한다.
각형의 가장 큰 강점은 ‘안전성’이다. 알루미늄 캔을 외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강하다. 완성차 업체 중에선 BMW, 폭스바겐, 볼보 등이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각형은 파우치형보다 무거워 에너지 밀도가 낮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니켈 함량을 끌어올린 하이니켈 양극재, 실리콘 소재를 적용한 음극재, 모듈 단계를 제거한 셀투팩(CTP·Cell To Pack) 기술 등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얇은 재질의 필름 포장재가 층층이 쌓인 배터리 소재를 감싼 형태다. 무게가 가볍고 공간 활용도가 우수해 에너지 밀도가 다른 폼팩터 대비 가장 높지만, 안전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는 파우치형 배터리 채택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유럽 내 파우치형 사용 비중은 2019년 46%에서 지난해 35%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