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말 가계신용 1882.8조…전분기대비 2.5조 감소
가계대출 1767조, 전분기대비 2000억↓…주담대 증가폭 축소
기타대출, 2021년 4분기부터 10분기째 감소세…“체감경기 침체 아냐”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1분기말 가계신용은 1882조8000억 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2조5000억 원 감소했다. 작년 1분기(-14.4%) 이후 4분기(1년)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작년 1분기 이후에는 △2분기 8조2000억 원 △3분기 17조 원 △4분기 7조 원 등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가계대출도 줄었다. 1분기말 가계대출은 1767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2000억 원 감소했다. 역시 4분기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 감소폭은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 가계신용과 가계대출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작년 1분기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상품별로 보면 1분기말 주담대는 12조4000억 원으로 작년 4분기(15조2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은은 작년말 전후 주택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 대출이 감소로 전환됐다. 상환이 더 많다는 의미”라며 “주택도시기금의 신생아특례대출을 비롯한 디딤돌, 버팀목 대출은 전분기보다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에는 금융당국이 추진한 스트레스DSR 제도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해석됐다. 금융위원회는 2월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DSR에 반영한 스트레스DSR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금융위는 “스트레스 금리(0.38%) 적용으로 올해 상반기 차주별 주담대 대출한도는 변동형·혼합형·주기형 대출유형에 따라 약 2~4% 수준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정석 팀장은 “(스트레스DSR 제도)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반영되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에 대해서는 하향 안정화를 예상했다. 최근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1분기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8.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서 팀장은 “2분기의 경우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에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주택시장 회복 여부에 따른 가계부채 가능성에 유의해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팀장은 기타대출의 감소추세를 체감경기 부진이 아닌 부채 디레버리징 과정으로 진단했다.
서 팀장은 “2021년에 비은행 쪽에서 주담대가 크게 늘었다. 주담대뿐만 아니라 비은행의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도 늘었다”며 “이 부분이 다시 디레버리징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대출의 형태가 은행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은행으로 가계부채 질이 좋아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을 체감경기가 안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