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시총 2위 등극…1위 CJ와 격차 2920억 원으로 좁혀
‘129%’. 최근 식품업계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삼양식품의 올해 주가 수익률이다. 잘 키운 라면(불닭볶음면) 하나가 회사의 시가총액을 5개월새 2조 원 가까이 밀어 올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시총은 3조7290억 원으로 연초(1조7660억 원) 대비 111%(1조9630억 원) 증가했다. 농심(2조5240억 원)과 오리온(3조710억 원) 마저 제치며 식품업계 시총 2위에 올랐다. 식품업계 시총 1위 CJ(4조210억 원)와의 차이는 2920억 원으로 좁혀졌다. 코스피 전체 시총순위로는 6계단 차이다(CJ 99위, 삼양식품 105위). 주가는 연초 23만 원대에서 2배 이상 올랐다. 20일에는 장중 57만90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찍었다.
시장은 삼양식품의 1분기 깜짝 실적에 열광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영업이익은 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급등했다. 경쟁사인 농심(614억 원)과 오뚜기(732억 원)를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은 20.7%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내 영업이익률 상위 11위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반도체를 주사업으로 하는 SK하이닉스(23%, 10위)에 버금가는 규모다.
증권가는 환호했다. ‘삼양의 독무대였다’, ‘불닭의 신화는 끝이 없다’, ‘음식료 업종 희대의 서프라이즈’, ‘상상도 못 한 실적’ 등을 제목으로 한 리포트를 쏟아냈다. 증권사들은 삼양식품 목표주가를 29만8333원에서 47만5000원으로 59.22% 상향조정했다. 키움증권은 66만 원을, 한화투자증권은 60만 원을, 대신증권·DS투자증권은 50만 원을 제시했다.
삼양식품은 대표 브랜드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해외서 인기를 끌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선 불닭볶음면 제품 가운데 매운맛이 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SNS에서 유행하면서 미국 대형마트에서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 해외에서 더 잘나가는 불닭볶음면 덕분에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9년 50%에서 올해 1분기 75%로 껑충 뛰어올랐다. 4월 라면 수출액은 1억800만 달러(약 1472억 원)를 기록하며 같은달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반기 전망은 더 밝다.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 영업 레버리지 효과 및 고마진 해외 매출 성장으로 수익성 개선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유정·이다연 한화투자증권은 “역사적 신고가를 이미 경신했지만, 가파른 실적 전망치의 상향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하반기 기저부담이 높아지며 상반기 대비 매출 성장폭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밀양2공장 가동 전까지 추가 생산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하반기 성장폭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