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 개선’ 오프라인 유통업체 AI 도입 속도전
홈플러스 최저가격·이마트 리뷰 분석 활용
데이터홈쇼핑 방송 요약도 가능
이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도입되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비롯해 홈쇼핑 등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통업계는 상품 추천을 넘어 상품 선별, 가격 책정 등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슈퍼는 최근 점포 외관에 AI 수박 포스터를 붙이는 한편 수박 이미지와 영상을 담은 지하철 옥외 광고를 시작했다. AI 수박은 롯데마트와 슈퍼가 AI를 활용해 선별한 과일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올해부터 기존에 쓰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 대신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AI 선별 시스템은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이 탑재됐다. 이에 따라 수박의 미숙, 과숙, 내부 갈라짐, 육질 악변과 등 사람 판단에 의존했던 수박 내부 상태까지 정확히 판별할 수 있게 됐다.
롯데마트·슈퍼는 이번 AI 선별 시스템 도입으로 수박 고객 불만족 사례를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 수박 내부 상태 검수는 선별사가 두드려서 판단하는 방법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기반의 AI 최저가격제를 시행 중이다. 홈플러스가 매주 선정한 핵심 상품 가격을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 업계 최저가로 내놓는 게 제도의 핵심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29일까지 AI 최저가격제 기반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양상추, 우삼겹, 전복, 흰다리새우 등을 50% 세일한다. 이외에도 홈플러스 온라인몰은 지난달부터 AI가 고객에게 맞는 리뷰를 선정해 노출시켜주는 AI 추천 리뷰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마트도 올해 2월 고객 리뷰를 AI가 관리하는 e-트렌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마트 앱과 SSG닷컴에 남기는 의견을 분석, 고객 반응 키워드와 부정 리뷰의 증감 추이를 보여준다. 특히 부정 리뷰가 크게 증가했을 때는 담당 바이어에게 긴급하게 알람을 주기도 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고객 리뷰는 하루 평균 3만 개, 월 평균 80만 개에 이른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T커머스 업체 신세계라이브쇼핑도 AI 기술을 데이터 홈쇼핑 영역에 적용했다. AI 방송 요약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AI가 방송 화면, 멘트 등을 통해 상품의 특징, 고객 관심 기반 핵심 키워드를 선정하는 시스템이다. 이후 이를 앱의 상품 방송 화면에 별도로 제공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시간적 한계로 방송을 못 본 고객이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이 시스템 외에도 최근 기존 쇼핑AI 서비스를 챗GPT 4.0 기반으로 개선했다.
유통업계에서 AI 기반 서비스는 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적극 도입돼왔다. 이커머스의 경우 플랫폼 기반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보다 상대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들은 초개인화 소비 트렌드에 맞춰 AI 기술을 활용, 알고리즘 기반 상품 추천 서비스 등을 적극 제공해왔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AI 기술이 보급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비용절감, 고객 만족 개선 차원에서 AI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AI기술을 고객 상담 서비스 챗봇에 활용해왔으나 고객 경험 개선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