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상승, 여전히 소비 감소 요인…2년간 소비증가율 5%p 내외 낮춰"

입력 2024-05-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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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국, 27일 고물가·소비 주제로 핵심이슈 보고서 발간
"물가상승, 2021~2022년 소비증가율 4%p↓…금융자산·부채 변동 1%p 추가 위축"
"고령층, 체감물가 상승률 2%p 더 높아…자산상 손해도 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5월 소비자 동향조사' 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8.45로 지난달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00을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100 밑으로 떨어졌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 평균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농축수산물(62.0%), 공공요금(48.2%), 석유류제품(36.3%) 등을 꼽았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담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보다 0.1% 포인트 오른 3.2%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의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물가상승이 여전히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사국은 27일 '고물가와 소비: 가계의 소비바스켓과 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인 영향을 중심으로' 핵심이슈 보고서를 통해 "(물가상승) 크기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1~2022년중 물가상승은 소비증가율을 약 4%p 내외 낮췄다. 실질구매력 축소 등의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여기에 가계별 금융자산·부채의 실질가치 변동에 따른 영향이 1%p 미쳐 소비를 추가로 위축시켰다. 다시 말해, 이 기간에 물가상승이 5%p 정도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물가상승의 가계별 영향을 분석해보니 실효 물가상승률이 고령층(2020~2023년중 16%) 및 저소득층(15.5%)에서 여타 가계(청장년층 14.3%,고소득층 14.2%)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소비바스켓에서 식료품 등 필수재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정동재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다만 이들 취약층의 물가 영향은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의 증가에 힘입어 상당폭 완화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에 따른 자산·부채 가치 변동에도 고령층이 입은 부정적 영향이 컸다. 연구팀은 순명목포지션(NNP)을 측정해 물가상승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고령층의 NNP가 높아 인플레이션으로 손해를 입는 경향은 주요국에서도 일반적인 데 반해, 부채를 많이 일으키는 청년층에서 NNP가 높은 점은 우리나라에서 이례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며 "이는 이들 연령층이 전세보증금의 형태로 명목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데 주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가계의 소비가 물가로 인해 위축되는 효과도 점차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만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전반적으로 약화시킬 뿐 아니라 취약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부정적인 재분배 효과도 있는 만큼, 물가상승 모멘텀이 재반등하는 경우에 유의하며 적절한 정책대응을 지속하는 것이 긴요하다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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